'블랙컨슈머' 급증…외식업체들 '울상'
'블랙컨슈머' 급증…외식업체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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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소비행태로 과도한 피해보상 요구

[서울파이낸스 김효선기자] #1 지난달 서울 종로구 S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한 남성은 접시에 음식을 담다가 넘어졌다. 직원이 실수로 흘린 참기름이 원인이었다. 이 남성은 종합병원과 한방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후 타 업체의 식사비까지 대신 내줄 것을 업체측에 요구했다.

#2 커피전문점 J사도 일부 고객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홍역을 치렀다. 커피값이 비싸니 깎아달라는 고객은 물론 입맛에 안맞으니 다시 만들어달라, 커피가 상한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이 있었지만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협박에 울며겨자먹기로 커피를 다시 제공했다.

작년 '쥐 식빵 사건'에 이어 외식업계가 고객들의 지나친 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거짓 피해를 만들어내거나 부풀리는 악의적 행태를 서슴치 않는 블랙컨슈머들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계속된 경기 불황으로 '생계형' 블랙컨슈머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그 수법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어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블랙컨슈머란 악성을 뜻하는 블랙(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신조어로 고의적, 상습적으로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블랙컨슈머들은 큰소리를 내는 등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비합리적인 공포감과 불안감을 심어줘 해당 업체의 구매를 기피하게 만든다.

특히 "신선한 재료를 쓰지 않았다. 위생이 불량하다" 등 트집을 잡아 보상비를 요구하고 있어 외식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칫 문제가 엉뚱하게 불거질 경우 기업 이미지와 마케팅에 부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다수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블랙컨슈머의 증가는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며 "문제점이 인터넷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는 데다, 이런 요구를 했는데 들어주더라는 성공사례(?)도 인터넷으로 공유되면서 과도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블랙컨슈머가 기승을 부리자 업계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자체조사와 법의 힘을 빌리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응만으로는 나빠진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법원에서도 적발된 악성 민원인에 대해서는 '실형'까지 선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 뒤 충전 중 폭발했다고 거짓으로 제보, 해당 회사로부터 500만원의 보상금을 챙긴 블랙컨슈머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제품 및 서비스 품질 관리가 기본이지만, 공식적인 블랙컨슈머 대응 지침의 실행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한 대응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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