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주식시장에도 코스피-코스닥 기업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들은 영업이익으로 합계 28조300억원을 올려 시장 추정치보다 1.9%를 상회했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은 총 730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보다 8.2%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가총액 규모별로 기업을 4개 그룹화 했을 때 상위 25% 종목은 전망치 대비 1.9% 높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75%의 종목은 각 그룹별로 30%가 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김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5년부터 시가총액 순위별로 5개 그룹을 나눠 적자기업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상위 20%에 속하는 기업이 적자를 본 경우는 8.9%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번째 그룹은 15%, 세 번째 그룹은 19.8%, 네 번째 그룹은 24.5%로 점점 높아져 시가총액이 가장 작은 기업들은 적자를 볼 확률이 3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특정 전방산업 경기가 위축됐을 때 해당 부문의 실적 부진을 다른 부문으로 만회할 수 있는 대형 기업과 달리 중소형 기업은 사업 범위가 넓지 않아 실적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낙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총 규모가 작을수록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발간 빈도가 줄어드는 등 중소형주가 대체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덜 받게 돼 있다"며 "대형주는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가 안 나와도 기본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되지만 중소형주는 지표가 나와야만 시장이 반응하는 측면이 있어 자금 유입이 더욱 어렵고 더디다"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이유로 적자기업의 수가 많은 시총 하위 종목의 경우 흑자전환의 기회가 많고 상승여력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신증권이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기업의 분기 투자 성과를 측정한 결과 시가총액 하위로 갈수록 누적 성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에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더 자주 발생하고 그만큼 투자 기회도 많다"며 "과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분기에 흑자 전환하는 기업을 턴어라운드 하는 기업으로 설정해 투자한다면 불황기에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