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영업조직 대수술, 업계 파장과 문제점(上)-조직, 고객관리
삼성證 영업조직 대수술, 업계 파장과 문제점(上)-조직, 고객관리
  • 임상연
  • 승인 2002.1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편안 '방향은 긍정적, 효과는 미지수'
직원-고객 이탈 방지 최우선 과제

수탁수수료 의존도 높아 자충수 될 수도


지난 4일 삼성증권이 그 동안 준비해온 영업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취임 이후 줄곧 정도경영을 내세웠던 황영기 사장은 이번 영업조직 개편을 통해 급변하고 있는 증권산업에 대응하고 약정경쟁을 자제해 고객들의 투자수익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업조직 개편안도 직원의 평가와 보상체계, 주식영업형태 개편이 중심이 되고 있다. 직원 평가 보상체계의 경우 삼성증권은 기존 약정 기준을 완전히 배제하고 고객자산 및 수익률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증권산업과 증권사 수익구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브로커리지 영업 비중을 축소해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구조를 갖추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주식영업형태 개편도 파격적이다. 삼성증권은 단순 브로커리지 영업에 치중하던 객장의 직원들을 모두 자산관리형으로 탈바꿈시켜 고객들의 자산을 끌어 모으고 고객 수익률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고객 주식매매에만 능한 직원들의 경우 더 이상 객장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이 같은 파격적인 개편안이 국내 증권산업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또 어떤 형태로 타증권사들이 이번 개편안에 동참할 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

국내 증권산업과 증권사들의 고질병에 대해 업계 선두회사인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메스를 가했지만 병세가 더 악화될지 완화될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 조직, 고객이탈을 막아라

삼성증권의 영업조직 개편안에 대해 증권업계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라는 시각을 보인다. 아무도 먼저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뿐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이후 모두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증권사 종사자들이 개편안 내용보다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황 사장의 과감한 결단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증권업계 전체 수익비중에서 60% 이상을 브로커리지 영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증권의 이번 개편안은 사실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개편된 직원평가 및 보상체계로 인한 불만으로 영업조직이 흔들릴 경우 삼성증권은 수익기반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삼성증권이 발표한 개편안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전격적인 호응이 필수조건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지난해 삼성증권은 자체 구조조정 및 그룹내 감사 등으로 인해 직원 이탈을 조금이나마 경험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수위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형증권사 인사담당자는 삼성증권이 기존 평가 및 보상체계를 통해 직원들이 받아왔던 급여수준을 개편 이후 어떤 식으로 보상해 줄 것인가가 직원이탈을 막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고객자산규모와 수익률로 평가한다고는 했지만 객장의 영업직원 특성상 기존 급여수준과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이번 개편안 발표 시기와 맞물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삼성증권 직원 이탈을 부추기는 상황이어서 이런 전망을 확실히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최근 증시가 호전되면서 브로커리지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고 그 타깃이 삼성증권 인력에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 급여수준 보상과 관련,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직원 대상 평가를 토대로 등급별 차등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안에 따른 오프라인 고객이탈 가능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개편안대로라면 단순히 오프라인을 통해 주식매매만을 원하는 고객들의 경우 객장 이용도가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를 감안해 삼성증권은 주식매매 및 매매상담만 원하는 고객을 위해 일부 객장에는 주식전담조직을 만들어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수준에 민감한 오프라인 고객들의 특성상 종전과 달라진 대우와 분위기에 실망을 느껴 타증권사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명동지점 관계자는 오프라인의 고객들은 온라인 고객들과는 달리 서비스와 객장 분위기에 민감한 고객이 많다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와 객장 분위기도 오프라인 고객을 유지하는데 필수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오프라인 부문 약정(02.1월~12.5일)에서 현대 대우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약정부문(12월 4일 기준)에서는 9.59%의 점유율을 차지, LG투자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수수료 수입별로도 수탁수수료 수입이 전체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아직까지 수탁수수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따라서 영업조직 개편안 시행으로 직원과 고객이탈이 진행될 경우 삼성증권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