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이어 외환, 농협 등 은행권 중심
DR센터 넘어서는 개념...중단 없는 서비스

금융권의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비즈니스 상시 운용 계획) 수립이 활발하다. BCP란 작게는 재해복구 체계를 의미하지만 시스템 운영복구, 데이터백업 등 IT 재해복구 뿐 아니라 기업의 핵심 업무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고객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 전반적인 영구 유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BCP는 IT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금융권의 시각 변화에 따라 리스크를 감소시킴으로써 비즈니스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BCP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이 현대정보기술을 사업자로 선정해 BCP 기반의 재해복구센터를 추진했다. 현재 농협은 대규모의 BCP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협은 유니시스- IBM 컨소시업을 컨설팅 업체로 선정하고 연내로 컨설팅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백업센터 이전 등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가며 차근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전산정보분사 관계자는 “컨설팅 작업이 끝나면 구체적인 설계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BCP 프로젝트가 단순한 작업이 아닌 만큼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 BCP 추진팀을 운영 중에 있다.

이밖에 외환은행은 바젤Ⅱ 운영리스크 구축 프로젝트와 함께 BCP를 수립 중이다. 외환은행도 컨설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BCP 설정 범위와 방향을 정립할 방침이다. 또 한국은행은 금융업무망 BCP를 최근 수립했다.

이같이 금융권이 BCP 수립 체계에 나서는 것은 우선적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금융권 재해에 대한 대비에 있다. 금융기관들이 재해복구센터(DR센터)를 가동하고, 각종 재난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BCP는 재해복구센터의 영역을 뛰어넘는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긴급 재해에 대한 순간적 대응이 아니라, 재해가 발생했어도 핵심 업무는 재해 영향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가장 염두에 두는 대고객 서비스 제공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각종 전산 에러나 재해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없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업무 영속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에서다.

BCP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를 비즈니스 차원에서 회사의 수익성과 연결되는 자산으로 보는 관점에 증대함에 따라 BCP에 대한 관심도가 집중되고 있다”며 “특히 다수의 채널을 통해 가장 많은 거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권이 이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CP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려면 단순히 전산 차원의 개발이 아니라 그 외 경영진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요구되며, 정확한 설계 분야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