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DR센터 구축 '울며 겨자먹기'
저축은행, DR센터 구축 '울며 겨자먹기'
  • 임희정
  • 승인 2005.1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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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통합전산망 미가입 은행에 압박.
금감원 고객보호 위한 최소한의 요구.

금감원이 전자금융거래법을 발표한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DR센터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들은 중앙회 통합전산망 가입을 하지 않은 저축은행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은행들이 실제 비용면에서 큰 부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통합전산망 미가입은행들에게 지나친 시스템 개선 요구를 해 ‘울며 겨자먹기’식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토마토저축은행과 교원나라상호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세 곳이 DR센터(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위한 전초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이달까지 업체 선정을 마무리짓고, 올해 12월 말까지 DR센터 구축을 완료해 내년 초 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DR센터는 기존 전산센터에 서버를 추가 도입해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교원나라상호저축은행은 구축 비용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 상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현재 DR센터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중에 있는 가운데 내년까지 DR센터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른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초기 구축비를 비롯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시스템 운영에 따른 비용 발생에 대해 부담감이 크지만 업계의 흐름인 만큼 내년에 DR구축이 더욱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프라임저축은행이 지난 3월 최초로 DR센터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들의 재해복구센터 구축은 금융기관 내부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비용면에서나 내부 운영 면에서나 여건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에서 제시하는 보안 의무사항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현재 금감원이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통합전산망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즉 통합전산망 미가입 은행들에게 별도로 내부 시스템 구축에 대한 지정 요건을 강화하고 보안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우회적으로 통합전산망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DR센터를 구축하지 않은 저축은행들은 금감원의 보안 의무사항 지키기에 눈치를 보고 있고, DR센터를 구축하는 저축은행이라 할지라도 힘겨운 비용 조달과 프로젝트 진행으로 허덕이고 있다. 또한 자발적으로 DR센터 구축에 나섰다 해도 이는 곧 통합전산망 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비춰져 금감원의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통합전산망 가입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금감원이 통합전산망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개별 전산망에 대한 시스템의 요구 조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DR센터 구축을 하면서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금융고객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일 뿐, 더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저축은행들의 통합전산망 가입을 적극 권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이러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 금감원이 시중 은행에 적용한 잣대를 기준을 그대로 저축은행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 통합전산망 가입은 둘째치고 당장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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