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막아라"…증권업계 노사대립 격화
"구조조정 막아라"…증권업계 노사대립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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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에 지점 통폐합…파업, 집회, 법정소송 줄이어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최근 수년간 실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교보증권은 6개 점포 통폐합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날 교보증권 노조는 지점 통폐합 안건이 통과될 경우 1층 로비에서 천막농성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사측이 이사회 안건을 올리지 않으면서 천막농성 계획을 철회했다.

이은순 교보증권 노조지부장은 "지난해 5개 점포를 폐쇄한데 이어 올해 추가로 점포를 줄이는 등 내년까지 현재 점포의 절반가량을 통폐합하려고 하고 있다"며 "통폐합 시도가 재개될 경우 실력으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창립 후 53년간 '무노조 전통'을 지켜왔던 대신증권도 최근 결성된 노동조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월25일 대신증권의 일부 노동자들은 설립총회를 열고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를 결성했다. 당시 노조 집행부는 "사측이 전략적 성과관리라는 이유로 상당수 영업직원들을 사실상 강제해고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 대신증권은 노조설립 이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른 노조가 설립돼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한 복수노조를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후발 노조가 사측의 입김이 섞인 어용노조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단일화 협상도 무산됐다. 이로써 대신증권은 복수 노조와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증권업계에서 대표 강성노조로 꼽히는 현대증권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현대증권 노조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하는 한편, 황두연 ISMG 코리아 대표가 암중에서 현대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사측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왔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매각 방침으로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도 노사간 법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마무리됐지만 앞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사측과 정리해고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89일간 파업을 진행해 금융권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와관련 증권업계는 노사갈등의 배경을 실적난에서 찾고 있다. 과거 호실적을 보였을 때는 노사갈등 요인이 거의 없었지만 실적난에 따른 비용절감 과정에서 노사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됐다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2조2655억원, 2012년 1조2408억원으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해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난은 고스란히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임직원은 2011년 말 4만4055명이었으나 2012년 4만2802명, 지난해 4만243명으로 줄어 2년 만에 8.65% 감소했다. 국내 지점도 2011년 1856곳에서 2012년 1674곳, 지난해 1534곳으로 통폐합이 진행돼 17.35%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기를 세우는 정도였는데 매해 노사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사측은 비용절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구조조정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동안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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