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420d] 주행능력·정숙성 갖춘 '쿠페의 정석'
[시승기-420d] 주행능력·정숙성 갖춘 '쿠페의 정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BMW 420d 시승차를 보는 순간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낮은 차체에 2도어 쿠페, 색상까지 빨간색이라니 단번에 '섹시한' 스포츠카가 연상됐다.

420d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4시리즈 쿠페는 BMW그룹의 한국인 디자이너 강원규씨가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고 배우 정경호와 소녀시대 수영의 데이트카로 포착되기도 했다.

420d의 외관을 보면 BMW가 3시리즈 쿠페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서 4시리즈를 만들었다는 건 지나친 겸손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4시리즈의 전장은 4638㎜로 기존 3시리즈 쿠페보다 26㎜ 길어졌으며 전고는 1362㎜로 16㎜ 낮아져 실제 크기는 커졌지만 훨씬 날카로운 인상으로 바뀌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휠베이스는 50mm 더 길어져 3시리즈에 앉아서 느꼈던 답답함도 사라졌고 뒷좌석도 쿠페치고는 넓었다. 실제로 조수석을 앞으로 조정하지 않고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아도 끼어탄다는 느낌이 없었다.

디자이너 강원규씨가 420d에 특별히 신경쓴 부분은 지붕에서 하체까지 이어지는 숄더라인. 지붕부터 후방까지 차체는 매끄러운 곡선으 그렸고 본네트와 측면의 굴곡은 정차 시에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해 충분했다.

또한 앞바퀴 바로 뒤쪽에는 공기저항을 줄이도록 설계된 에어 브리더(Air Breather)가 럭셔리 라인의 상징성에 스포티함까지 돋보이게 했다. BMW 특유의 짧은 오버행과 긴 보닛 디자인은 역동성을 뽐냈고 6시리즈처럼 프레임 리스 도어가 장착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자 왼쪽 어깨 옆으로 막대가 튀어나오면서 안전벨트를 근처까지 밀어준다. 도어가 큼직한 쿠페 특성상 안전밸트를 멜 때 몸을 비틀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평소보다 운전석 등받이를 뒤로 좀더 젖히고 기어레버와 인포테인먼트 조절 다이얼을 조작해보니 체구가 크지 않은 편인데도 불편한 곳 없이 온몸을 편안하게 감싸줬다.

420d의 시승은 서울 시내와 강변북로, 북악스카이웨이 등에서 주행능력과 코너링 등을 시험하는 코스로 진행했다. 시동을 걸고 조금만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는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이 가쁜 숨을 달래야하는 '성난 황소'를 닮았다.

새벽 시간을 이용해 강변북로와 고속도로에서 차선이탈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스포츠플러스모드로 주행했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4기통 디젤엔진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7.3초다. 차량이 없는 도로에서 힘껏 밟아보니 420d의 고속 주행 능력에 입이 벌어졌다. 제한 속도를 넘을 정도의 빠른 속도에도 차안은 놀랍도록 정숙하고 조용했다. 420d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느끼고 싶었지만 속도 위반 단속 카메라가 야속할 뿐이었다.

이튿날 서울에는 약한 비가 내려 노면이 미끄러웠다. 북악스카이웨이의 경사도가 심한 굴곡 코스에서 420d의 제동력과 코너링을 체험해봤다. 속도를 많이 제어하지 않고 내리막에서 급하게 코너를 돌아도 쏠림이 거의 없다는 건 420d의 무게 중심이 BMW 모델 중에서도 가장 낮게 설계된 덕이었다. 시트 위치 역시 2인승 로드스터인 Z4와 130mm로 동일한 수준이니 과속 방지턱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거의 바닥에 붙어 주행하는 셈이다.

브레이크는 살짝 눌렀을 때 즉각 반응할 정도로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차체의 속력을 끈끈하게 잡아준다. 여기에 묵직한 핸들링까지 더해 초보 운전자도 쉽게 안전한 회전반경을 확보할 수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420d는 8단 스포츠 자동 변속기를 채택해 탄력 주행을 할 수 있으며 연료 소모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실제로 거친 시승을 마친 뒤에도 연비가 14.5km/ℓ를 나타내 공인복합연비인 16.5㎞/ℓ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니 스타일에 파워, 경제성까지 갖춘 차량이 확실했다.

4시리즈 쿠페는 국내에 뉴 420d와 뉴 428i가 출시됐고 가격은 각각 5530만원, 6420만원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