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저축은행-거액 편법 대출 의혹
김천저축은행-거액 편법 대출 의혹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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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경영 위기 지속불구 특정업체 대출 ‘몰아주기’
자본금 5천만원 대출대행업체 거성넷 4개월간 497억 대출

지난 3월 19일 금감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5개월간의 검사를 거쳐 김천상호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오는 9월까지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금감위가 공식적으로 밝힌 김천저축은행의 경영실적은 지난해 12월말기준 206억원 자본잠식, BIS 비율 마이너스 37.4%, 수신 545억원, 여신 655억원, 부채초과액 마이너스 291억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김천저축은행은 4월 20일까지 경영개선 계획을 금감위에 제출해야 하며, 금감위의 승인을 받으면, 정상영업이 가능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공개매각이나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최악의 경우 예금자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리금 기준으로 1인당 최대 5천만원까지 찾을 수 있다.

현재 김천저축은행의 경영상태는 더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파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금감위의 공식 발표이외에 2003년 2월말 기준 여신 756억원중 고정이하 여신 506억원으로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두달동안 부실 규모가 더 불어난 것이다. 금감위 발표 당시인 2002년 12월 말 기준으로도 여신 636억원(금감원 상호저축은행별 여신현황 자료)중 고정이하여신 45억원 일때 이미 BIS 비율 마이너스 37%를 넘어선 상태임을 감안하면 자본 잠식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달간 김천저축은행의 부실여신이 45억원에서 507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금융당국이 두달 앞서 영업정지를 내렸다면, 김천저축은행의 애궂은 예금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방의 소규모 저축은행 검사를 5개월 이상 질질 끌다가 피해를 더 키운 꼴이 됐다.
지난해 12월 이미 부실조짐을 보인 김천저축은행 검사를 금감원이 오랫동안 끈 이유가 무엇이며, 올 2월말까지 60일간 김천저축은행의 부실여신이 추가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그러나 금감원과 관련자 모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현재 검찰로 이첩된 이 사건은 검찰의 수사로 밝혀질 예정이다.

일단 미스테리의 실마리는 김천의 부실여신 대부분이 소위 대출대행업체인 굿머니와 거성넷 두 회사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얼마간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금감원이 밝힌 굿머니와 거성넷의 여신은 지난 2003년 3월말 현재 각각 79억원, 459억원, 또 다른 대출대행업체인 J사 12억원, G사 17억원, H사 3천만원 등을 합쳐 약 597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김천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756억원 대부분이 대출대행업체 여신으로 드러난 것이다. 두달 새 증가한 부실여신 507억원도 이들 대출대행 업체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거액의 빚을 진 이들 업체들이 문을 닫게 되면, 현재로선 정상적인 통로로 돈을 받아낼 길이 없는 상태다.

특히 이름도 생소한 대출대행업체인 거성넷에 거액의 여신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성넷의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자본금 5천만원인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10월 설립됐고, 법인 설립등기도 11월 11일 마친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2002년 1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점으로 미루어 이 회사는 설립한지 채 반년도 안돼 검증이 덜 된 기업임에도 김천저축은행으로부터 4개월 동안 무려 459억원대의 여신을 받아냈다.

물론 거성넷의 영업 능력이 아주 뛰어나 대행대출을 통해 여신을 받아낼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위업체인 굿머니는 79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와관련, 금감원측은 거성넷이 가상의 계좌를 통한 ‘대행대출’형식으로 돈을 빼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다.

바로 거성넷과 김천저축은행과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게되는 대목이 바로 이 점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거래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황논리로 볼때 굿머니라는 매개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이는 굿머니 차장 출신이었다가 지난해 9월 김천저축은행의 현 주주인 김씨 등 4명과 함께 김천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가 된 윤교영씨의 존재 때문이다.

우선 거성넷과 굿머니의 관계를 특수관계일 것이라는 관측이 가장 우세하다. 거성넷은 굿머니와 같은 빌딩 같은 층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거성넷 관계자가 수시로 굿머니에 영업현황을 보고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성넷의 담보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는데도 김천저축은행으로부터 4달 동안 거액의 여신을 받아냈다는 사실은 윤교영 전 김천저축은행 대표이사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야 납득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윤씨가 위험을 무릎쓰고 어떤 목적에서 거성넷 등에 거액의 여신을 내어준 것 일까. 윤씨는 지난해 9월 지금의 현 대주주인 개인사업가인 김씨 등 4명과 함께 전 대주주인 김성태 씨로부터 김천저축은행을 인수했었다. 김씨는 “경황이 없어 헐값에 넘겼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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