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렌디의 차' 올 뉴 카니발의 숨은 매력
[시승기] '프렌디의 차' 올 뉴 카니발의 숨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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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아빠가 가르쳐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듯 올 뉴 카니발은 친구같은 아빠 '프렌디(Friendy)'를 주요 타겟층으로 삼는 미니밴이다. 하지만 20대 여성인 기자가 시승해보니 운전자 중심의 세심한 편의사양과 승용차 못지 않은 경쾌한 주행감으로 감성까지 자극하는 숨은 매력이 있었다.

9년만에 돌아온 4세대 올 뉴 카니발은 외관부터 크게 달라졌다. 기아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이 중앙 부분에 넓게 배치됐고 양옆으로 헤드램프까지 위쪽으로 부드럽게 라인이 이어진다. 전체 외형을 둥글려 각을 많이 없앤 다른 미니밴에 비해 올 뉴 카니발은 오히려 직사각형에 가깝다. 하지만 측면 루프 라인은 뒷부분까지 유선형으로 흐르다 끝을 뒷유리보다 더 길게 빼서 날렵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LED 방향지시등, 창틀 크롬 몰딩 등 세련된 디자인 요소가 적용돼 미니밴 특유의 중후한 이미지를 벗었다.

신형 카니발의 차체는 이전 모델보다 전고는 40mm 가량 낮아지고 전장은 15mm 짧아진 반면 휠베이스는 40mm 넓혀 미니밴 특유의 껑충한 느낌을 없애고 실내 공간을 넓게 뺐다. 실제 옆에 섰을 때는 미니밴이라기에는 다소 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휠베이스만 비교하면 코란도 투리스모, 토요타 시에나, 인피니티 QX60, 혼다 오딧세이 등보다 30mm~70mm가량 길다.

▲ (사진 = 기아자동차)
기아차답게 실내는 기대 이상이다. 그레이와 베이지가 섞인 가죽 컬러가 고급감을 더하며 운전석 계기반부터 센터페시아, 조수석 글로브 박스 위까지 블랙 컬러로 통일돼 깔끔하다다.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된 부분을 만져봐도 촉감이 나쁘지 않았다. 인테리어와 내장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값비싼 수입 미니밴이 부럽지 않을 법 하다.

시트는 가운데 십자 스티치와 양 옆구리를 감싸주는 버킷 형태로 적당히 안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스티어링휠의 가죽 재질은 까슬한 느낌 없이 부드럽게 손에 잘 감겨 마치 남자친구의 손을 잡은 듯 편안했다.

콘솔 박스는 팔을 깊숙히 넣어야 바닥에 닿을 만큼 커서 노트북과 수동카메라도 충분히 수납할 수 있다. 글로브 박스도 아래위로 두개며 군데군데 추가 수납공간이 숨겨져 있어 크고 작은 짐을 눈에 보이지 않게 넣을 수 있다.

시트 구성은 2열과 3열의 가운데 좌석을 빼고 양 옆으로 개별 시트를 적용해 차량 내 이동이 편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까지 총 6명이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트렁크 공간에 마련된 4열 팝업 싱킹 시트는 성인이 앉기에 헤드 레스트와 레그룸이 충분치 않으며 시트를 올리면 적재 공간이 아예 사라져 버려 기능성이 좋지 않다. 버스 전용구간 통과를 위한 9인승 기준에 맞추면서도 6인까지 편안하게 탈 수 있는 공간감을 구현하려는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동버튼을 눌러 카니발의 2.2리터 e-VGT 디젤엔진을 가동시켰다. 기아차가 강조했듯 정차 시 소음과 진동이 확연히 줄었다. 엑셀레이터를 눌러 밟자 차체가 무거워 살짝 굼뜨는 듯 하더니 이내 빠르게 가속됐다. 신형 카니발의 주행성능은 최대 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로 이전 모델보다 다소 향상됐다. 여기에 낮아진 차체 덕에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 2톤짜리 미니밴 이상의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차량 하부가 단단해 울렁거림이 적었고 급선회 구간에서도 차체 쏠림이 많이 개선됐다. 조향감은 남성 운전자에게는 다소 가벼울 정도라 여성의 팔 힘으로도 얼마든지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수입차 브랜드에서 앞다퉈 미니밴을 내놨지만 블루투스 연결부터 공조시스템, 내비게이션 작동 등 우리나라 운전자 성향과 맞지 않아 여러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렇다보니 올 뉴 카니발의 편리한 인포테인먼트는 경쟁 모델 대비 큰 장점이다. 사용 빈도가 높은 메뉴가 우선적으로 배치돼 처음 사용해봐도 금새 눈에 익는다. 차량 바퀴를 보기 위해 스티어링휠을 돌려 놓은 채로 시동을 껐는데, 다시 키자 바퀴를 정렬을 돕는 기능까지 작동됐다. 운전자의 사소한 불편까지 신경 쓴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차량 외부에 탑재된 4개의 카메라 영상이 360도로 차량 주변을 구현했다. 측면 볼록 렌즈의 시인성도 좋은 편이라 차량 밖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운전이 서툰 여성 운전자도 5m짜리 미니밴을 쉽게 주차할 수 있다.

올 뉴 카니발은 지난 6월말 출시 후 본격적인 물량이 풀린지 석달이 지났지만 지난달 3587대가 판매된 데다 추가로 7000여건의 주문이 밀려드는 등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올 뉴 카니발의 판매가격은  9인승 모델 2990만~3630만원, 11인승 모델 2720만~3580만원으로 수입 미니밴보다 1500만~2000만원가량 저렴해 한동안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신형 카니발과 기존 모델의 제원 비교표 (자료 =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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