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2008, '실용+감성' 두마리 토끼 잡다
[시승기] 푸조 2008, '실용+감성' 두마리 토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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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국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경쟁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수입차가 있다. 새로운 내외관과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푸조의 2008이다. 실용성과 더불어 프랑스 감성으로 무장한 독특한 개성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강자라 불릴 만 했다.

외형은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까운 편이다. 지면으로부터 차체 바닥까지의 높이가 세단보다 약간 높은 편이고 전고도 티볼리, 트랙스, QM3, 쏘울 등 경쟁 차종 중에서 가장 낮다. 이에 따라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야는 세단보다 넓으면서도 코너링 시 하부에서 느껴지는 안정성도 준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곳곳에는 날카로운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띈다. 보닛 위로 지나가는 3개의 선은 속도감을 느끼게 하고 LED 주간주행등이 박힌 헤드램프는 양 옆을 향해 높은 각도로 올라간다. 후미등은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모습을 담았다는 푸조의 설명 그대로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근래 출시된 푸조-시트로엥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성과 함께 개성을 한 커풀 덧입었다는 느낌이 든다.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콕핏 시스템에 광택 없는 새틴 크롬 재질, 손바닥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휠의 감촉까지 상위 모델의 고급감을 그대로 가져왔다. 야간 주행 시에는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함께 계기반에 푸른색 실내등이 들어온다.

다만 시트 부분은 개인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버킷시트가 옆구리를 감싸는 느낌은 꽤 훌륭하지만, 등받이와 엉덩이 부분에 스티치가 많이 들어가 촉감이 다소 까슬하다. 보풀이 잘 생기는 옷을 입었을 때 마찰에 취약할 수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주행을 시작할 차례다. 열쇠를 돌려서 시동을 건 게 얼마 만이던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고 나서 중립에 있던 기어를 A(Auto)로 바꿔 넣었다. 푸조 2008의 독특한 작동 방식은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 때문이다. MCP는 수동 변속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푸조가 2001년부터 몇몇 모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수동 변속 방식은 출력과 연비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자동 변속기에 익숙한 대다수의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변속 충격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급격한 가속을 하면 마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듯 잠시 꿀렁거리며 섰다가 간다. 교통량이 많고 차선 변경이 잦은 국내 도로 사정에는 적합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는 변속기 내부의 싱글 클러치가 적절히 변속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요즘 국내에서 출시되는 디젤 차량들 중 다수는 클러치가 두 개 달린 DCT(Double Cluth Transmission)을 장착하고 있다. 대신 2008은 스티어링 휠에 패들시프트가 장착돼 있어 수동 모드로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 (사진 = 송윤주기자)

MCP는 적응하는 데 약간의 수고를 들인다면 훌륭한 연비로 보상한다. 막히는 도심 도로에서도 공인 연비 17.4km/ℓ에 가까운 실연비를 얻을 수 있었다. 고속 주행과 번갈아 가며 약 280km 구간의 시승을 마친 결과 연비는 19.2km/ℓ를 나타냈다. 한 번 주유로 1000km를 달린다는 것도 허언만은 아닌 듯 하다.

푸조 2008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악티브 2650만원, 알뤼르 2950만원, 펠린 3150만원이다. 같은 디젤 소형 SUV인 QM3와 비교하면 최고 트림 기준으로 약 600만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지만, 2008은 자동주차기능, 파노라마 선루프, 전방주차센서 등 여러 고급 사양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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