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의 폐지는 안할 것"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LTV·DTI 규제를 완화한 지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아서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바꾸거나 손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V·DTI 규제 완화의 목적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효과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시 규제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가계부채 관리협의회가 구성되는만큼, 가계대출에 대해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보고 대출 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좀 더 미시적이고 부분적인 해법을 찾아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 목표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금융위 혼자서 이 부분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부채비율을 높이는 쉬운 방법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거시적인 측면도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에는 "정부가 금융사의 손실을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 스스로 대출상환능력을 꼼꼼히 살펴서 대출해주는 심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임 위원장은 '칸막이 규제 완화'의 경우 판매채널 확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지만, 이 정책이 전업주의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업주의는 우리 금융이 이루는 근간"이라며 "금융산업에서 칸막이를 털어내라는 것은 복합점포를 이용해 판매행위를 융합하라는 의도인데, 전업주의를 폐지하는 것은 너무 큰 틀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의 수신금리 인하를 독려한 것은 금융사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감원장이 지적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 위원장은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각종 여수신금리가 떨어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금리 인하 독려가) 자율권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게 안되면 금융당국에서 들여다 봐야 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취지에 맞춰서 은행들이 행동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매각 계획에 대해서는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원칙은 갖고 있지만, 시한을 설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매각할지 공론화하도록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요청할 것"이라며 "현재 9000원선인 우리은행의 주식 가치를 상승시켜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매수 수요를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