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 결렬
18회 - 결렬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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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송 전무. 도대체 어떻게 된거요? 그동안 동일물산은 우리와 대성이 서로 봐주고 넘어가기로 신사협정을 맺고 있었던 것 아니오. 어떻게 대성이 일방적으로 동일을 부도 낼수 있으며 또 동일물산이 부도났다고 해서 우리 동방이 10억불이나 부실이 늘어난다고 언론에 나온단 말이요? 그것도 블룸버그같은 외국 언론에 말이요.
동일은 우리와 대성이 공동으로 봐주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잖소. 그러고 부실이 10억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오. 기껏해야 1억불이면 뒤집어쓰고 그것도 대성과 나누면 5천만불에 불과한데.“

송 전무가 마치 자기가 잘못해서 사태가 벌어진 것처럼 연신 두손을 비비며 좌불안석을 하고 있다.

“저 그게. 알아보니까 원래 기사를 쓴 기자가 1억불을 잘못알고 10억불이라고 쓴 것이고 그래서 금방 정정해서..... 다음날에는 1억불로 정정해서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획실에서 알아 본 바에 의하면 그 기사를 쓴 김 대기인가하는 기자가 아직 금융단에 출입한지 얼마 안돼 감을 잘 못 잡은 모양입니다. ”

신 행장이 답답하다는 듯이 들었던 커피 잔을 던지다시피 내려놓으며 소리를 지른다.

“아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지 다음날에 정정 보도가 나가면 뭐합니까. 이미 저쪽 사람들은 10억불로 알고 회의장에서 나갔는데. 물론 우리가 다음날 리차드한테 해명을 했지만 그게 리차드 한사람만 설득한다고 다 되는 일입니까. 이미 워싱턴에서는 우리 은행을 다시 한번 실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아십니까. 이번 일은 시간 싸움이에요. 시간 싸움. 대성에 김 평일이는 그동안 그저 놀고만 있는 줄 아십니까.
내 이놈 김 평일이를 그냥.
그놈이 장난을 친 거예요. 아주 우리를 죽이려고 협상 타결 시간에 맞춰 동일을 부도내다니. 동일이 어떤 회삽니까.“

신 행장은 분을 못 이기겠다는 듯이 씩씩대며 호텔 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송 전무는 연신 두손을 마주 잡고 비비고 있었고 옆자리의 오 상무는 연신 두꺼비 같은 눈을 껌벅이고 있었다.

신 행장은 두 사람을 상대로 연거푸 신경질을 내다가 제풀에 지처 돌아앉으며 한마디 한다.

“어쩔 수 없지. 오늘 저녁 만찬 준비나 차질 없이 하고 리차드에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재실사를 마칠 수 있도록 설득 합시다. 다들 가서 준비나 하시오.”



“어. 강 기자 기다리고 있었어?”

호텔방 앞에 엉거주춤 서있는 우일을 보자 오 상무가 미안 하다는 듯이 먼저 말을 건다.

우일이 시치미를 따고 걱정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놈들이 왜 합의를 깼답니까? 투지를 안 하겠다는 이유가 뭐예요?”

“대성은행이 장난을 쳤어. 우리가 먼저 외자 도입 발표를 하게 될 것 같으니까 장난을 친거야.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블룸버근가 하는데서 동일이 부도가 나는 것을 먼저 알았을까. 그것도 제대로 안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알고 썼단 말이야. 1억불을 10억불이라고 쓰지를 않나. 주거래은행은 사실 대성인데 우리가 타격이 더 크다고 쓰지를 않나. 참, 누가 중간에서 장난을 처도 크게 친 것 같아. 대성에 김 평일이를 그렇게 안 봤는데 아주 수단이 보통 아니야.

하지만 이번에는 지가 스스로 무덤을 판거야. 동일을 부도를 내다니. 동일은 안기부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야. 명목상으로는 안기부장 사촌이 회장으로 있지만. 누군 그동안 동일을 봐주고 싶어서 봐 준줄 아나. 안기부에서 압력이 오니까 어쩔 수 없어서 봐 준거지. 김 평일이가 아무리 줄이 좋아도 안기부장 코털 건드렸으니 이제 끝이지. 두고 보라고. 신행장도 지금 단단히 벼르고 있어.”

우일이 속으로는 뜨끔하면서도 안면을 싹 바꾸고 오 상무를 향해 한마디 한다.

“자. 남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기분도 그렇지 않은데 클럽에 가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그런데 리차드는 뭐랍니까?“

“우리은행을 재실사 하자는 거야. 시간이 좀 걸리겠지. 하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 없을거야.”

“얼마나 걸리는 데요.”

“한 두세달. 양놈들은 그렇잖아. 우리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일도 자그마한 꼬투리라도 생기면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게 그놈들 일 처리 방법이잖아. 리차드도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상대방이 그대로 수용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거야. 한 두 세달 질질 끌다가 지금보다 자기네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들고 나오겠지. 어차피 아쉬운 건 우리 쪽이니까. 끌려 갈 수밖에 없는 거고.”



“이봐. 김 행장. 어쩌자고 동일을 부도 내나. 동일은 안기부장이 하는 회사 아닌가. 잘 알고 있잖아.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오늘 나한테 와서 지랄지랄 하더라구. 김 행장을 당장 날려 버리겠다는 걸 무언가 일이 잘못 됐으니 우선 기다려 보라구 그러고 내가 나온 거야.”

유 성욱 의원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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