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펀드', 대한화섬 지분 5% 매입
'장하성 펀드', 대한화섬 지분 5%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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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 지분 5%를 매입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속칭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이 펀드는 참여연대등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등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고려대 장하성 교수(53)가 지난 4월부터 국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200억~1300억원대의 자금을 모집해 설립한 것. 
 
현재 아일랜드에 등록돼 있으며, 국내 투자자는 없고 10여개 해외 기관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펀드운용은 라자드 에셋의 한국 책임자 존 리(48)가 맡고 있다.
 
이 펀드는 23일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대한화섬 주식 5.15%(6만8406주)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라자드 에셋은 지분 매입목적에 대해 소액주주 권리 개선, 독립적 이사회 운영, 계열사와의 거래 투명성 개선, 배당금 증액, 유휴자산 처분등을 지목했다.
 
펀드 운용자들은 대한화섬은 물론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지배구조개선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가 특정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며 지분 매입에 들어간 첫 케이스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이 펀드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각은 아직은 '예측불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펀드가 지분을 사들인 대한화섬은 섬유생산이라는 본업보다는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유가증권 투자로 주목받는 회사.
 
많은 자산을 보유한 우량기업이지만 주가가 순자산 가치의 5분의1에 불과하고 지배구조도 문제가 있다는게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에 손을 댄 이유이다.
 
실제로 3000억원대의 고정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시가총액은 고작 998억원에 불과하다.
 
지배구조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14.04%를 보유한 것을 비롯, 태광산업 16.74%등 특수관계인이 53.9% 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논리를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지배구조개선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
 
이호진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만해도 53.9%나 되는데 고작 5%의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을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장 교수도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을 뿐 경영권이나 경영진 구성에 대한 어떤 변회를 염두에 둔 것임을 암시하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 구체적인 노림수가 있기 보다는 펀드의 존재가치를 확인시켜 자발적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이른바 시민운동의 연장 선상에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 하나는 과연 이 펀드가 초심으로 일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일각에서는 소버린이나 아이칸 처럼 기업을 공격해 자본이득을 챙기는 투기성 펀드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무튼, '장하성 펀드'의 탄생은 시작부터가 세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듯 그 평가를 위해서는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같다.
 
김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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