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대한화섬 지분 늘리기 왜?
태광, 대한화섬 지분 늘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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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의 반격인가. 반격이라면 과연 노림수는 무엇인가.
그리고, '장하성 펀드'의 첫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기업지배구조개선을 명분으로 하는 '장하성 펀드'가 태광그룹 계열 대한화섬 지분 5%를 매입한 직후 태광측은 대한화섬의 지분을 추가매입하는 방식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광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태광시스템즈가 24일 대한화섬 주식 8527주(1.34%)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 지분 매입 공시를 한지 하룻만의 공식 반응이다.
 
그렇다면 태광그룹의 대한 화섬 지분 추가매입의 의도는 무엇일까.
 
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태광측이 펀드의 '입질'에 불쾌감을 느껴 대한화섬을 상장폐지하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지분추가 매입으로 태광(특수관계인 포함)의 대한화섬 지분은 무려 71.65%로 늘어났다.
경영권방어나 지배구조개선 압박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추가로 지분율을 높인 것은 결국 '장하성 펀드'때문에 구설에 휘말려 그룹의 이미지를 흐리게 할바에는 아예 상장폐지를 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태광그룹의 평소 기업 이미지가 '은둔의 기업' 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이라는 점때문에 이같은 시각은 일단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태광그룹의 주력 계열사중 한 곳인 흥국생명의 경영방식도 생보업계에서는 보수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상장 폐지는 가능한 선택중 하나이다.
 
거래소 상장규정상 소액주주가 200명 미만이거나 소액주주의 소유주식이 10%미만일 경우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즉, 현시점에서 태광측이 앞으로 18%정도의 지분만 추가로 매입할 경우 사업보고서 마감시점인 2008년3월 이후 언제라도 상장폐지가 가능해 진다.
 
그러나, 이같은 가능성에 대한 태광측의 반응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는 것.
투자목적일뿐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지분 확보는 아니라는게 태광측의 설명이다.
 
정황논리로만 본다면 이 또한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의 지분에 손을 댄 이후 대한화섬의 주가는 사흘째 상한가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도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장하성 펀드'의 첫 작품은 본래의 목적 달성은 쉽지 않고 양측이 이익만 남기는 의외의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마저 대두되고 있다.
 
즉,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대한화섬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요구만으로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것은 원천적으로 무망한 일인데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워낙 높아 5%안팎의 낮은 지분 매입으로 현실적으로 대한화섬의 경영에 어떤 구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장하성 펀드'의 첫 작품인 대한화섬 지분 매입의 여파가 어느정도에 이를지, 또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키 어렵고 더 지켜 볼 일이다. 
 
박용수 기자 pen@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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