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유인책' 미니 코스피200선물, 도입 효과는?
'개미 유인책' 미니 코스피200선물, 도입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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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늘었지만 개인비중 되레 줄어…교육의무 부담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던 미니 코스피200선물(이하. 미니 선물) 상품이 제도 도입 이후 한달 여만에 하루 거래량이 10만 계약을 넘어서는 등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은 되돌려지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니선물의 평균 거래량은 지난 7월20일 상장 이후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하루 평균 1만3189계약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또 많게는 3만계약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피200선물상품 대비 거래비중 또한 평균 7%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최근 한 주간 평균 12.3%에 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증가에 대해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로 매매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야하는데 요즘 시장의 변동성이 켜졌기 때문에 거래량도 늘어난 것 같다"라며 "미니 선물이 정규 거래 대비 거래비율이 10%에 달해 초기 안착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니선물은 소액투자자의 시장참여를 확대하고 정밀한 투자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코스피200선물·옵션 대비 거래단위를 5분의 1로 축소한 것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니선물이 상장된다면 그간 해외로 빠져나갔던 선물 수요가 다시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미니선물의 투자자별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 당초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상장 초기 개인투자자의 미니 선물 점유율은 40%를 상회했으나 현재 평균 19.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지수인 코스피200선물에서 집계된 26.1%(개인 비중)보다 낮은 수치다. 또 미니선물은 기관이 30.6%, 외국인이 50.2%로 개인을 제외한 투자주체별의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미니 선물은 거래승수(거래단위)를 낮춰 접근성을 높인 상품이어서 개인투자자의 진입이 예상됐다"라며 "하지만 실제 개인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적격개인투자자 제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육 의무화 등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들이 있어 이번 신상품 도입으로 거래가 활성화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규 투자자들이 선물 거래를 하기 위해선 적격개인투자자 제도에 의해 사전교육 30시간과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해야 실제 투자를 할 수 있으며 예탁금도 3000만원이 필요하다.

즉, 이러한 규제에 개인의 진입이 까다로워져 개인투자자들은 한정돼 있는 가운데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굳이 거래 단위가 적은 미니 선물로 이동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진입 장벽이 높은 규제는 개인 투자자의 눈을 해외로 돌리게 한다"며 "규제로 인해 해외 투자를 하는 이들을 다시 국내로 되돌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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