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장필경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추면서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16일 발간한 '2016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 3.1%에 비해 0.4%포인트, 지난해 6월 3.6% 보다는 0.9%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6%에서 3%로 수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2.7%로 전망치를 낮췄고, 지난달 한국은행은 2.8%를 제시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과 금융업계에서도 올해 한국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올해 3.1% 성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면 2%대로 하향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가 애초 예측한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하방 위험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필요가 있으면 조정하겠다"며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OECD는 "고용과 임금 개선세가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중국 성장 둔화와 수출회복 지연, 국제금융시장 불안, 가계부채 증가세 등이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의 경제동향과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낸다. OECD는 "올해 한국 정부의 지출이 지난해(추경 포함)보다 0.4% 증가해 재정장애(fiscal drag)가 예상된다"면서 "정부 지출 조기 집행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재정장애'란 경제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세수 증가로 재정이 흑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민간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OECD의 이런 권고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날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 발표와 함께 열린 세미나에서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현재 정부 관리재정수지가 적자이고 국가부채도 증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운영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OECD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치(2%)를 크게 밑도는 만큼 통화정책 추가 완화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가계부채와 자본 유출 등과 같은 금융 안정 리스크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OECD는 혁신과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도 강조했다. 제조업-서비스업과 대기업-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킨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규제 개혁, 연구·개발투자 효율성 제고, 중소기업 금융지원 개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대비해 보육환경·근로문화를 개선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독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노령화로 인한 고령층 빈곤을 줄이는데도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