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에게 장기간에 걸쳐 무상으로 인력과 차량을 제공한 삼양식품 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장기간에 걸쳐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에게 인력(13억원)과 차량(7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삼양식품 및 에코그린캠퍼스를 상대로 각각 부과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은 정당한 것으로 판결이 내려졌다.
다만 삼양식품에 대한 과징금 납부명령과 관련해 법원은 법 위반으로 조치 받은 후 3년 이내에 동일한 유형의 위반행위로 조치 받은 경우를 과징금 가중 사유(5% 가중)로 삼은 부분만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3년 이내 앞선 위반행위와 동일한 유형의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이유를 과징금 산정의 가중요소로 고려했다"며 "이는 중대한 사실을 오인해 재량기준을 위반한 결과가 돼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오너지분이 50% 이상인 삼양식품 계열사 에코그린캠퍼스는 삼양식품으로부터 부당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지난해 과징금 100만원, 삼양식품은 3억1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997년부터 2015년 3월까지 약 20년간 자신의 소속 직원(전 기간동안 11명)과 임원(2명)에게 계열회사인 에코그린캠퍼스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인건비를 대신 지급해 줬다. 또 삼양식품은 약 7년간(2007년 4월~2014년 11월) 에코그린캠퍼스의 관광 사업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셔틀버스(연 평균 450대 이상)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기도 했다.
이 같은 삼양식품의 지원 금액은 인력 지원 관련해서 약 13억원, 차량 지원 관련해서는 약 7억원 등으로 총 20억원에 달했다.
에코그린캠퍼스는 지원 주체인 삼양식품이 48.49%, 총수일가 개인 회사인 내츄럴삼양이 31.13%, 총수일가가 직접 20.25%를 보유하는 등 내부 지분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비상장사다.
에코그린캠퍼스가 삼양식품으로부터 지원 받은 대부분 기간 동안에는 자본 잠식 상태(14년간)였고, 또 11년간 당기순손실 상태였다. 다만, 에코그린캠퍼스의 목장 관광 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삼양식품의 상당한 규모 지원이 이뤄지면서 인근 경쟁 사업자에 비해 유리한 경쟁 여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한편, 삼양식품 그룹의 중심 회사인 삼양식품은 라면류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2014년 말 현재 13.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는 원유 생산과 목장 관광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강원도 평창에서 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