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아내의 갑작스런 수술에 '급전'이 필요해진 신모(38)씨는 인터넷에서 대출을 알아보다가 '급전대출·즉시대출·당일대출'이라고 써 붙여진 광고를 봤다. 마음이 조급해진 신씨는 대출업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어 300만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출업자는 미등록된 대부업체였고 신씨는 연 206%의 고금리에 불법 채권추심까지 당해야 했다. 대출을 받을 때 불법 대부업체 인지 살펴보지 않았다가 고금리 피해를 본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1일 '불법금융광고 10대 유형과 소비자 유의사항'을 소개했다. 이 내용은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FINE)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대출 가능" 같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누구나 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허위·과장 광고다. 대출을 받더라도 살인적인 고금리를 각오해야 하고 강압적인 채권추심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원금보장·확정수익·○○% 고수익 보장" 등 투자위험 없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광고는 모두 거짓말로 봐야 한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광고는 불법 유사수신업자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돈이 정말 급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급전대출·즉시대출·당일대출" 광고는 미등록 대부업체들이 금융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문구다. 광고에 적힌 전화번호에 연락하기 보다는 금감원 홈페이지나 파인에서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알아보거나 사회적기업 한국이지론에 연락해 맞춤대출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휴대폰 사용이 많은 대학생들을 겨냥한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대출" 등의 광고도 주의해야 한다. 광고를 믿고 휴대폰을 넘겨주면 불법업자가 휴대폰 소액결제로 게임아이템을 구입한 후 이를 되팔아 현금화할 뿐만 아니라, 대포폰(차명 휴대폰)으로 만든 뒤 엄청난 금전적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길거리 현수막이나 지하철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못 받은 돈 받아드립니다"는 불법채권추심업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여기에 속아 채권추심을 의뢰할 경우 수수료, 공탁금, 압류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떼일 수 있다. 합법적인 회사인지 알아보려면 파인 홈페이지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를 클릭해 찾아보면 된다.
"○○용도로 이용할 통장 구합니다" 같은 광고는 금융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 통장의 매매·임대는 용도나 사유를 불문하고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다. 통장을 빌려준 사람도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출, ○○론 정부지원 대출 취급", "××금융·××캐피탈" 등은 불법대부업체들이 금융회사를 사칭할 때 주로 사용하는 광고 수법이다. 제도권 금융회사는 인터넷 광고, 이메일 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정부지원 대출을 절대 권유하지 않는다.
증권시장 주변에서 각종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내거는 "○○○테마주 추천·100% 수익내는 상위 1%비법·특급 주식정보" 등 역시 전형적인 투자자 유혹 광고다. 여기에 현혹돼 거액의 투자금을 한 순간에 날리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주식투자는 회사의 경영현황과 전망을 면밀히 살펴보고 자기책임하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성웅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선임국장은 "불법금융광고가 게시된 인터넷 URL주소와 증거자료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웹사이트 폐쇄 또는 게시글 삭제 조치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를 통해 피해신고를 받고 있으며 상담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국번없이 1332번호(내선번호 3번)로 연락해 제보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