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담대 사기 휘말린 2금융권, '공동보조'에도 '회수' 속앓이
육담대 사기 휘말린 2금융권, '공동보조'에도 '회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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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개 금융사 중복대출…"동산담보대출 관행 변화 계기"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2금융권이 6000억원대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피해를 본 10여곳의 금융사들이 중복 담보물에 얽혀 대출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위험성이 큰 동산담보대출의 리스크가 구체화된 것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이에 2금융권의 동산담보대출 취급 방식 등 기존 관행에 변화가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단독 회수 입장을 고수한 동양생명을 제외한 저축은행과 캐피탈,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은 공동 대응단을 꾸리고 실태 조사는 물론 법적 대응도 보조를 같이하기로 했다.

2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관련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10여곳의 금융사가 중복대출로 얽혀있고, 피해액도 적지 않아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복대출 사기 사건의 경우 업체 간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을 고민해봐야 하는 데 동양생명이 독자 대응에 나선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가 된 육담대는 동산담보대출의 한 종류로, 유통업자가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고 이를 토대로 담보확인증을 받아 금융사에 대출을 받은 뒤 고기를 팔아 대출금을 갚는 구조다. 특히, 냉동식품의 특성상 만기가 2~3개월로 짧지만, 금리는 연 6~8%로 높아 주로 2금융권에서 취급했다.

현재 추산된 육담대 대출금액은 동양생명이 3803억원으로 가장 많고, △HK저축은행 354억원 △효성캐피탈 268억원 △한화저축은행 179억원 △신한캐피탈 170억원 △한국캐피탈 113억원 △조은저축은행 61억원 △새마을금고 28억원 △세람저축은행 22억원 등의 순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이번 육담대 대출금의 전액 회수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명확한 대출 선후 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데다 유사한 판례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모가 가장 큰 동양생명이 단독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회수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회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실적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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