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전망치 '전년比 40%↑'…미래에셋대우 1350억원 '최고'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1분기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긍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거래대금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통적 수입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4곳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40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59억원)과 견줘 40.7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 곳당 평균으로도 1000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최고 13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평균 추정치는 1229억원 수준이다. KDB대우증권 합병 전 영업이익 536억원에 그쳤지만, 129% 뛸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2위인 NH투자증권도 평균 10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15%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764억원을 기록했던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분기 9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1000억원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둘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802억원)도 18% 상승하면서 호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두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눈에 띄게 늘어난 거래대금이다. 증시 호조로 거래규모가 증가할수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서는 지난 9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다. 2분기(4~5월)만으로 보면 8조9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7조5000억원)과 견줘 19%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과거에 비해 비중이 현저히 줄긴 했지만, 여전히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3% 수준으로, 3분의 1 이상 차지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고객예탁금, 신용융자 잔고 등 증시 주변 자금 흐름도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24조원을, 신용융자 잔고는 8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지난해 말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하면서 증권사 실적을 끌어내렸던 채권금리의 안정화도 2분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1월24일 1.811%까지 급등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전날 1.697%를 기록하는 등 1.6%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채권평가손실에 따른 위험성이 희석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1분기 호실적에 보탬이 됐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수익 감소가 상승 탄력을 제한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LS 운용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기상환 규모는 4월 3조7000억원, 5월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1분기 평균(6조68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도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거래대금이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익은 한계비용(한 단위 추가 생산 시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이 매우 낮기에, 매출 증대가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증권업종 실적의 변수는 ELS·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규모와 채권 금리의 방향성 여부"라며 "특히 채권금리 변동은 잔고가 많은 대형 증권사의 상품이익을 크게 변동시킨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러한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재료는 전통적인 수익원인 거래수수료"라며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거래대금 증가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규모 확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성은 거의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이 줄어도 2분기 수익이 방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본격화된 거래대금 상승이 트레이딩 부문 이익 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연간 1조 원 증가하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0.4~0.8%p의 개선폭을 보일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