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접점 마련 기회·현금흐름 역할 등이 매력적"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 지난 2009년 보광그룹은 치킨 프랜차이즈업인 '윙글'을 론칭했으며, 같은 해 LG패션 자회사 LF푸드가 '하꼬야씨푸드'를, 또 농심은 일본 카레전문 외식기업 '이찌방야'와 손잡고 '코코이찌방야'를 설립하며 대기업의 외식사업 진출은 '붐'을 일으켰다.
현재 식품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상도 외식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다. 앞서 대상은 2000년대 초반 커피전문점 '로즈버드'를 접었지만 10년 만에 아시아 요리 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 매장을 열었다.
그간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신정장 동력의 일환으로 외식사업에 매진해 온 가운데,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손해만 보고 철수한 곳도 대다수다. 최근 1~2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트랜드 변화에 따라 주로 가정간편식(HMR) 사업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식품사들은 외식업에 미련을 못 버린 업체도 있다.
'파리바게뜨' 등으로 알려진 식품전문업체 SPC그룹은 최근 외식업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3대 버거로 알려진 '쉐이크쉑버거(Shake Shack)'를 국내 오픈한 데 이어 올 초에는 파인 캐주얼(Fine Casual) 콘셉트로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을 론칭했다.
또 우동 전문매장인 '하이면 우동'을 올해 초에만 2개 이상 오픈했으며 하반기까지 10개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SPC그룹은 '라그릴리아', '그릭슈바인' 등 여러 외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이 사업에 대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식자재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아워홈도 자체 브랜드 '키시라' 등을 론칭했을 뿐만 아니라 관계회사 '캘리스코'를 통해서도 '사보텐', '타코벨'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외식사업 분야를 확장해 오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2000년 3월 LG유통으로부터 푸드서비스(Food Service) 사업을 양수해 전문식당, 식재영업, 단체급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식품업계 중 외식사업에 가장 눈독을 들인 곳은 신세계푸드로, 한때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모았다. 신세계푸드는 본업이었던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 외에도 이미 외식사업과 함께 최근에는 HMR(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해 회사를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스무디킹코리아'를 인수하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선보인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과 소프트크림 전문브랜드 '오슬로' 등 가맹사업에도 손대면서 각종 외식사업들을 차례로 인수하거나 론칭하면서 업계의 많은 이목을 끌었다.
유업계도 경우에는 커피나 디저트카페에 관심을 가진 모습이다. 2010년 한국야쿠르트는 커피 전문점 '코코브루니'를 론칭해,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으로 출범했다. 여기에 지난 2015년에는 '더 키친 코코브루니'를 론칭, 일부 매장을 푸드 매장으로 바꾸기도 했다.
매일유업도 2013년 자회사 엠즈시드를 통해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을 론칭했으며 같은해 유기농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상하목장'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뒤이어 2014년 남양유업도 '1964 백미당' 사업을 시작하며 현재 조용히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이렇듯 식품업계가 여전히 외식업에 관심을 둔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 기회 마련과 현금 창구 역할 등이 매력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는 자사가 생산하는 식품을 재료로 삼아 외식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 기회도 마련할 수 있고, 또 거액은 아니지만 현금창구 역할을 하게 돼 예나 지금이나 외식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