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저유가 속 경쟁력 약화…업계 "실효성 없다"
알뜰주유소, 저유가 속 경쟁력 약화…업계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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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재선정…정유4사+한화토탈 참여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정부가 최근 알뜰주유소의 유류 공급자 재선정에 나선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둘러싸고 업계가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로 시중 주유소의 가격이 낮아져 알뜰주유소의 취지인 가격 인하 효과가 낮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오는 14일 알뜰주유소에 휘발유·경유·등유를 공급할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번 입찰에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와 한화토탈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이들은 최저가 입찰을 통해 공급자로 선정된다.

선정된 공급자는 오는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2년간 전국 1174개(6월 기준)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게 된다. 예상 물량만 28억8000만리터 이상이다.

앞서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2년 고유가 시절 일반 주유소의 기름값 인하를 위해 도입됐다. 한국석유공사가 정유업체에서 대량으로 기름을 구매해 주유소 부대 서비스 등을 없애 기름값을 일반주유소보다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최근 배럴당 40달러 선을 유지하는 등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본래 정부는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의 경쟁을 통해 리터당 100원 이상 기름값을 낮추는 것이 목표였지만, 최근 저유가로 이들의 가격 차이는 40~5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이 발표한 7월 1주차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실제 일반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7.2원 내린 리터당 1440.5원, 경유는 6.9원 하락한 리터당 1231.1원이다.

알뜰주유소는 같은 기간 휘발유는 전주 대비 7.5원 내린 리터당 1412.3원, 경유는 7.4원 하락한 리터당 1202.9원이다. 상표별 최고가(SK에너지)와 최저가(알뜰주유소) 간 차이는 휘발유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각각 49.2원, 경유는 50.7원이다.

특히, 일반 주유소 중 가장 저렴한 곳의 경우 알뜰주유소의 평균 가격보다 낮은 곳도 있었다.

이러자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동참하고 있다. 업계의 불만은 안정적인 내수 비중 확보라는 장점에도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낮다는 이유다. 또 입찰자들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나 경유 월평균 가격에다 최소한의 마진만을 포함한 최저가 가격을 제기해야 하고, 해당 계약은 2년간 묶여 국제유가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 알뜰주유소는 실제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지만, 정부가 시행하는 사업을 개별 회사가 거부하는 것은 어렵다"며 "현재 국제유가가 바닥을 친 만큼 향후 인상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 낮은 알뜰주유소보다는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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