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롯데제과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같은 악재를 딛고 해외에서 선방한 듯 보인다. 2일 롯데제과는 올 상반기 해외법인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와 견줘 각각 5.8%, 38.9%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제과는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벨기에, 싱가포르 등 8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해외법인의 올 상반기 합계 매출액은 2841억원,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특히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 같은 신규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띈다. 카자흐스탄의 상반기 매출액 94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 늘어난 수치다. 파키스탄에서도 상반기 54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율을 보였다.
카자흐스탄은 롯데제과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외 시장으로 꼽힌다. 2013년 현지 제과 기업 라하트를 인수한 이후, 환율 변동성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매년 20~3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진출 초기부터 생산 설비 증설 등 과감하게 투자한 게 결실을 맺는 셈이다.
파키스탄에선 감자과자 '슬란티'(SLANTY)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시작한 라면 사업도 한 몫을 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진출국 현지 법인 매출도 증가세다. 사드 후폭풍에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가량(379억원→1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호조를 보인 덕에 전체 매출 6% 가까이 늘 수 있었다.
해외 실적에 대해 롯데제과는 "신규 시장을 모색하고 사업성이 있는 곳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직접 진출을 통해 브랜드를 개척하고, 또 때로는 현지 유수 기업의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