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증시활황으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돈 자루를 쥔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12%까지 높게 산정하고 있다며, 이자율 적용방식에 대해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8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 6월12일 8조1183억원으로 기존 사상 최대치(2015년 7월27일 8조734억원)을 넘어선 후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뜻한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박스피'(코스피+박스권)를 돌파하며 최고가 행진을 멈추지 않자 빚을 내 투자하는 개미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적용방식에 따라 투자자들의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사들마다 이자를 산정하는 방식이 달라 같은 돈을 빌리더라도 최종적으로 상환해야하는 금액이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대해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은 '체차법'과 '소급법'으로 나뉜다. 체차법이 신용공여시점부터 상환시점까지 보유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라면, 소급법은 마지막 상환시점의 이자율을 전체 대출 기간에 적용해 이자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객에게 더 유리한 방식은 체차법이다. 증권사로부터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60일 동안 돈을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체차법을 적용하는 A증권사에서는 1~15일에 6.5%, 16~30일에 7.0%, 31~60일 7.5%의 이자율을 각각 적용해 투자자들에게 보유기간 동안의 이자율을 따로 받는다.
소급법을 적용하는 B증권사는 1~15일에 6.0%, 16~30일 6.5%, 31~60일에 7.0%의 이자율을 받는다. 언뜻 보면 A증권사보다 이자율이 낮은 것 같지만 투자자는 돈을 빌린 마지막 날(60일)의 이자율 7.0%를 전 구간에 걸쳐 적용받게 돼 결국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체차법을 적용하는 곳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다. 키움증권은 내달 3일부터는 소급법으로 바꿀 예정이다. 반면 소급법을 적용하는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