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항공유 인상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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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대기해 있는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 DB)

대한항공만 국내 유류 탱크 보유…나머지 항공사, 헤지수단 '無'
유류비 줄이기 위해 유류할증료 조정 및 가격 고려한 주유 중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경기 호전 전망 속에 최근 유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상승하는 등 3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류비가 총비용에서 상당량을 차지하는 항공사들은 고유가로 수익성이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0.16달러(0.23%) 오른 6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0.24달러(0.4%) 상승한 63.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와 석유수출기구(OPEC) 감산이 맞물리면서 유가 상승 탄력이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항공유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이달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78.51달러로 전월(11월 16일~12월 15일) 평균값인 74.43달러 대비 약 4달러 상승했다. 갤런당 가격도 177.23센트에서 186.93센트로 소폭 상승했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항공유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막대한 항공유를 사들이는 항공사의 경우 유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가가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약 37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유류 탱크를 가지고 있지 않아 고유가가 지속하면 여파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유류탱크를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없다"며 "비행하면서 유류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필요한 양보다 조금씩 더 주유하는 방법으로 고유가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당장 고유가는 유류할증료 조정을 통해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된다. 앞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해 5월부터 9월 5개월 동안 0단계를 유지해 따로 부과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차츰 올랐다. 현재는 최대 3만48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면제한다. 특히,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멀리 가는 여행객이 더 많은 금액을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 방식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한항공은 500마일 미만부터 1만 마일 이상까지 총 10단계로 구분해 최소 5500원부터 최대 4만62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아시아나항공은 500마일 미만부터 5000마일 이상 등 총 9단계로 나눠 6600원부터 최대 3만85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붙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상승에 따른 손실은 당분간 유류할증료 조정으로 대응할 방침이지만, 고유가가 지속할 경우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책 마련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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