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bhc·BBQ '이전투구'
한솥밥 먹던 bhc·BBQ '이전투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과거 한 식구였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3위 bhc와 BBQ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3위…3000억대 청구소송 두고 진실게임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 bhc와 3위 BBQ 간 갈등이 '물어뜯기'식 장외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bhc가 BBQ를 상대로 총 3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낸 가운데, BBQ는 "일반적인 법 상식을 넘어선 천문학적 소송금액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28일 관련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bhc는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BBQ를 상대로 537억원 규모의 상품공급대금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bhc는 지난해 5월에도 BBQ를 상대로 135억원 규모의 물류용역대금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며, 10월 배상 요구액을 2360억원으로 키웠다. 이번 상품공급대금 소송까지 추가되면서 그 규모는 3000억원대로 커졌다.

bhc와 BBQ는 과거 '한식구'였다. 둘의 관계는 어그러진 이유는 BBQ가 악화된 경영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았기 때문이다. 매각 당시 BBQ는 'bhc에게 물류용역을 맡기고 소스, 파우더 등을 10년간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하고, 물류센터와 묶어 bhc를 넘겼다.

그러나 BBQ는 지난해 4월 물류용역으로 인해 신메뉴 관련 내용 등 영업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bhc와 물류용역계약을 해지했다. 10월에는 상품공급계약도 해지했다. 이에 bhc는 "기본 계약기간 10년에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되는 5년까지, 총 15년간 영업이익에 대해 BBQ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으로 맞섰다.

bhc에서 낸 소송을 두고 BBQ는 이날 'bhc의 천문학적 소송액은 고의 흔들기 전략'이란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는 등 한껏 날을 세웠다. BBQ는 "물류용역·식품공급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금액이 지금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 소송을 넘어 BBQ를 고의로 흔들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BBQ는 "bhc의 물류용역 관련 보장 영업이익률은 15.7%, 상품공급 관련은 19.6%로 계약상 보장해줘야 할 영업이익은 남은 기간 6년을 고려하더라도 각각 100억원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bhc는 미래 매출 증가 예상분까지 소송금액에 포함시키고 양측의 이의 제기가 없어야만 연장되는 추가 계약기간 5년도 집어넣었다"고 덧붙였다.

bhc는 BBQ가 본질을 흐린다고 반박했다. bhc 관계자는 "상품공급 계약 일방 해지로 손해를 입은 액수는 총 2700억원이다. 그 중 일부인 537억원만 우선 청구했을 뿐이다. 소송금액을 부풀렸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정한 피해액은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인데, 왜 언론을 통해 소송액수를 문제 삼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핵심은 소송금액이 아니라,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bhc 쪽은 BBQ가 향후 15년간 물류용역과 상품공급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몸값을 높여 팔아놓고 이제 와서 태도를 바꿨다고 꼬집었다. bhc 관계자는 "BBQ는 bhc 몸값을 높여 팔아 4만9238%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816%로 개선했는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계약을 성실히 이행해달라고 7번이나 공문을 보냈으나, 거듭 외면해 소송을 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현직 bhc 임직원이 BBQ의 신메뉴 관련 자료를 빼냈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지난 2014년 BBQ 연구소 직원들이 bhc 물류센터에서 신제품 소스를 훔쳐가 절도죄로 벌금형을 받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BBQ는 전·현직 bhc 임직원이 2013년 7월부터 2년간 BBQ의 내부 정보통신망에 무단 접속해 영업기밀을 빼내갔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7월 이들을 형사 고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박현종 bhc 회장을 고소했다. bhc 매각 당시 BBQ 전무로 있던 박 회장이 bhc 점포수를 허위 산정해 BBQ로 하여금 bhc 모회사인 미국계 사모펀드에 배상금을 물도록 했다는 이유에서다.

BBQ는 "과거 한 식구였던 점을 고려해 계속 참아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사법당국이 엄정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bhc는 이번 상품공급대금 소송을 통해 전체 손해액 2700억원 가운데 537억원만 우선 청구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두 업체 간 소송금액 규모가 5000억원대로 불어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