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커피 마시며 읽고 듣는 동서식품 '맥심 플랜트'
[르포] 커피 마시며 읽고 듣는 동서식품 '맥심 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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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취향 맞춘 음악·글귀·디자인…공장·식물 어우러진 '도심 속 정원'
지난 28일 문을 연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맥심 플랜트\'를 찾았다. (사진=박지민 기자)
동서식품은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맥심 플랜트'를 열었다. (사진=박지민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이렇게 규모가 크고 분위기 좋은 카페는 처음이에요. 마치 커피 박물관 같네요."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던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문을 연 '맥심 플랜트'에서 만난 김지은(31·여)씨는 만족감을 내비쳤다.

맥심 플랜트는 동서식품이 국내 1위 커피 브랜드 '맥심'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3번 출구로 나와 쭉 걷다보니 짙은 갈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맥심 플랜트는 한 눈에 보아도 규모가 꽤 큰 편이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동네에 둥지를 튼 맥심 플랜트는 지하 4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8층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사무실을 제외한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1층 중앙 바(Bar)에서 바리스타들이 일하는 모습을 2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매장 곳곳에 공기정화식물을 배치해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1층 중앙 바(Bar)에서 바리스타들이 일하는 모습을 2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곳곳에 공기정화식물을 배치해 정원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개장 첫 날인 탓인지 맥심 플랜트 안은 부산스럽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넓은 공간에 손님들이 앉을 좌석이 충분히 마련돼 있어 더 안락하게 느껴졌다. 

맥심 플랜트는 '공장(Plant)'과 '식물(Plant)', 두 가지 요소를 녹여낸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이란 개념으로 꾸몄다. 공장 특유의 차가운 느낌과 다양한 공기정화 식물의 싱그러움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3층 '더 리저브'에 올라가니 동서식품이 준비한 야심작 '공감각((Synesthesia) 커피'를 만날 수 있었다. 3층 한 쪽에서 나한테 가장 어울리는 커피를 찾아 주문하는 방식이다. 커피를 고를 수 있도록 스마트 패드 2대와 카드 24개를 갖췄다. 카드 진열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커피 느낌과 가까운 색을 고르거나, 스마트 패드를 이용해 나와 가장 어울리는 블렌드를 찾을 수 있다. 

3층 더 리저브에서 한 손님이 자신에게 맞는 공감각커피 카드를 찾고 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3층 더 리저브에서 한 손님이 자신에게 맞는 공감각 커피 카드를 찾고 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스마트 패드로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니 나와 가장 잘 맞는 블렌드를 추천해줬다. 견과류 향을 느낄 수 있는 '너티 블렌드(Nutty Blend)'였다. 진열장에서 '모멘트 오브 월넛(Moment of Walnut)'이라 적힌 카드를 집어 바리스타에게 보여주고 커피를 주문했다. 공감각 커피 1잔 가격은 9500원이다.

공감각 커피를 숙련된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준다. 커피가 완성되길 기다리는 동안 바에 앉아 카드에 적힌 내용을 살펴봤다. 내가 선택한 커피와 관련한 정보는 물론, 커피와 잘 어울리는 색과 음악, 글귀가 적혀 있다. 커피와 함께 음악을 들어보려고 음원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아쉽게도 추천해준 3곡 가운데 2곡은 음원사이트에 없어 들을 수 없었다.

음원을 찾기 위해 헤매는 사이, 바리스타가 커피를 앞에 놓아주면서 헤드폰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공감각 커피를 마시며 추천곡을 듣는 손님들을 위해 여러 개를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흔쾌히 헤드폰을 빌려 추천곡인 라바(Lava)의 '이지 컴, 이지 고(Easy Come, Easy Go)'을 들어보니 카드에 적힌 것처럼 머릿 속에 자연스레 해변 풍경이 그려진다. 

공감각커피를 주문하면 숙련된 바리스타들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공감각 커피를 주문하면 숙련된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려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공감각 커피 24종은 지난 50년간 수 십 만톤 원두를 다뤄온 맥심 브랜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집대성한 데이터를 토대로 엄선했다. 각 블렌딩에 어울리는 디자인과 음악, 글귀는 커피를 어렵게 느끼던 사람들이 편한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맥심 플랜트 바리스타 최경환(가명)씨는 "오픈 전에 작곡가와 시인, 디자인팀이 24종 블렌딩을 모두 시음해보고 이와 어울리는 음악과 글귀, 디자인을 제안한 것"이라며 "커피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면서 더욱 가깝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각 커피와 함께 맥심 플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지하 2층 '커피 랩(Coffee Lab)'이다. 특히 지하 1~2층 커피 볶는(로스팅) 설비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로스터에 생두가 자동으로 투입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로스팅룸에는 고성능 메인 로스터를 포함해 로스터 5대가 설치됐다.

공감각커피는 내가 고른 블렌딩과 잘 어울리는 글귀, 음악을 함께 즐기면서 커피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다. 바에서 헤드폰을 빌려 고음질로 음악을 감상했다. (사진=박지민 기자)
공감각 커피는 내가 고른 커피와 잘 어울리는 글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헤드폰을 빌려 고음질 음악을 감상했다. (사진=박지민 기자)

로스팅룸 옆에는 커피 아카데미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됐다. 커피에 대한 교육과 커피 추출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일반인 대상 일일 클래스는 물론, 바리스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맥심 신제품을 개발할 때도 손님들에게 시음 기회를 주고, 의견을 반영할 방침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 50년간 좋은 커피를 추구해온 기업철학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고자 맥심 플랜트를 마련했다"면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문화예술을 즐기며 도심 속 정원에서 행복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하 1~2층에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로스터(커피 볶는 기계)가 놓여있다. 생두가 로스터로 자동 투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지하 1~2층에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로스터(커피 볶는 기계)가 설치됐다. 생두가 로스터로 자동 투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이날 맥심 플랜트를 찾은 손님들은 인테리어부터 다양한 볼거리까지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나래(29·여)씨는 "재밌는 콘텐츠가 즐비해 하나하나 체험해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인테리어도 유명 카페에 뒤처지지 않게 잘 꾸며놓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맥심 플랜트 바로 옆 건물에는 스타벅스 프리미엄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 스타벅스와 동서식품 맥심의 커피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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