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1분기에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 매출은 줄줄이 하락했고, 일부 계열사는 적자 전환했다.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감소한 278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643억원으로 10.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160억원으로 18.9%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한 1조4316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6% 줄어든 2359억원이었다. 국내 사업 매출은 15% 감소했다. 반면 해외 사업 매출은 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아이오페와 라네즈, 마몽드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면세 채널과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려와 미쟝센, 해피바스 같은 데일리 브랜드는 온라인 채널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고, 오설록은 디지털 마케팅으로 신규 소비자를 이끌었다.
화장품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27억원과 329억원으로 18%, 29% 줄었다. 에뛰드와 에스쁘아는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브랜드는 아모스프로페셔널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한 76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부진한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면세 채널 유통 건전화 노력,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룹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 사업 질적 성장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며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유형 매장과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맞춤형 마케팅 활동과 전용 제품 출시에 힘입어 직영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출이 늘기도 했다.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힘썼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혁신 상품 개발과 고객 경험 혁신, 디지털 혁신이라는 경영 원칙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