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G2간 무역 갈등 이슈와 달러화
[전문가기고] G2간 무역 갈등 이슈와 달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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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성향이 점차 노골화되며 미국과 중국간 무역 마찰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동맹·비동맹을 불문하고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에도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상대국이 보복 조치로 대응하면서 무역갈등에 따른 전선(戰線)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금융시장은 무역 갈등이 글로벌 무역과 글로벌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위험회피 심리가 나타나며 달러화 강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는 주식이나 부동산을 바라볼 때 현재 가격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적정한지를 되묻는다. 향후 전망을 생각하기 전에 현재 가격에 그 전망의 요소가 이미 반영돼 있는 것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환율에 대해서는 현재 환율이 적정한지, 시장의 전망이 이미 현재 환율에 반영된 것은 아닌지 되묻는 것을 쉽게 간과한다. 환율에 대한 감(感)을 쉽게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달러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속단일 수 있다.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미국이 무역 적자를 줄여야 한다며 중국 등 무역 상대방들을 압박하고 있으나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법은 양자간 무역 협상 외에 또 한 가지가 있다. 즉, 무역 협상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면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자국 통화의 약세도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화가 4월 이후의 상승세를 지속할 지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향후 2가지가 관건이다. 먼저 미국 증시다. 앞서 미국 증시는 지난 2월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을 거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세금 감면 등 재정정책 효과, 사상 최대의 기업 실적과 양호한 미국 경제 여건을 발판으로 이후 회복력을 보였는데 최근 미·중간 무역 이슈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주식시장의 성과를 정치적으로 중시한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신봉하는 많은 한국인들의 자산에서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 비중은 3:7이지만, 미국은 그 반대(7:3)다. 더구나 그 금융자산 내에서도 주식 투자 비중이 미국인은 한국인의 2배 수준이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 관점에서 미국 대통령이 특히 주식시장을 중시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미·중간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가 약세장 진입을 우려할 수준까지 전개된다면 미국도 강경했던 스탠스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 선거다. 중국에 대한 강경한 스탠스는 미국 국내 여론을 의식한 과시용 액션일 수 있다. 사람의 본성은 실패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세계화 추세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진 다수의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을 달래기 위해서는 외부의 공격 대상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11월 중간 선거를 치른 뒤에는 미국의 공세도 수위 조절 가능성이 있다. 11월 중간 선거로부터 2년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텐데 그때까지 수위 조절 없이 강경한 스탠스를 고수하는 것은 미·중간 관계에서 위험 부담이 커진다. 2년 뒤 대선을 앞두고 다시 일보 전진하기 위해 11월 중간 선거 뒤에는 우선 일보 후퇴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최근의 미중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데 대해 아직도 많은 시장 참가자가 희망적 기대를 거두지 않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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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8 08:02:09
명쾌한 해석 감사드립니다. ㅅㅁㅇㅅㅎㄱ

2018-06-27 19:31:38
머리도 좋은데 저렇게 잘 생기기까지 해도 되는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