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공금횡령이어 고객정보 빼냈다가 '들통'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그렇잖아도 금융사고 다발 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때문에 고심중인 농협에서 최근들어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얼마전, 강원도 평창 농협지부 여직원 나모씨가 12억원의 돈을 횡령해 명품사재기 행각을 벌여오다 들통이 난데 이어, 이번에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내 도용한 직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고객 만 5천여 명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 농협 산하 단체에 가입시킨 혐의로 광주 모 농협 총무과 직원 38살 이 모 씨 등 농협직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 등은 지난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고객 만 5천여 명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 농협 산하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 회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등은 농협중앙회가 이 단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회원가입 목표를 제시한 뒤 평가를 하거나 실적 우수지점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이같이 개인정보를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농협 전산망에 접속해 고객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무단 출력한 뒤 홈페이지에 직접 입력하는 방법으로 회원 가입 실적을 부풀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 등이 제출한 회원명단이 주민등록번호. 성명 순으로 획일적으로 배열돼 도용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농협중앙회 본부. 일부 지점. 전산관리 서버 등을 압수수색하고 농협 직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해 범행일체를 밝혀냈다.
한편, 전남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인사통합 전산시스템을 몰래 조작한 전직 농협 직원 이모씨(36)를 사전자 기록 등 위작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 2005년 11월 8일께 광주본부 직원들이 모 지점에 방문, 통합전산시스템을 사용한 뒤 로그아웃을 하지 않고 돌아가자 자신이 유통관리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허위사실을 입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허위로 전산기록을 입력한 뒤 가산점을 부여받아 다음해 간부로 승진했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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