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공통된 모바일 기술표준이 마련돼 소비자는 가맹점에서 물품 및 서비스를 구매·이용하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은행계좌 잔액을 구매·이용액만큼 즉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가맹점은 최소한의 수수료만으로 거래를 종결하는 한편 은행들은 공통 API(연결 프로그램)를 통해 자체 앱의 확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가 소비자의 은행예금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로페이 기술표준과 애플리케이션(앱)이 구축되는 셈이다. 신용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비용 구조를 가진 은행계좌 기반의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판매점이 부담하는 수수료 수준이 상당폭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수수료 수준은 은행별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이종렬 한은 전자금융부장은 "직불카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지급 결제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목표가 있다"면서 "수수료율이 (현금카드처럼) 1% 미만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1%로 체크카드(1.6%), 현금카드(0.3∼1%)보다 높다.
이를 위해 금정추는 QR코드 인식 등을 통한 모바일 기기간 통신(App-to-App) 방식으로 결제정보를 교환해 구매자의 계좌에서 대금이 인출·지급되는 은행계좌 기반의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소비자가 각각 모바일 직불서비스 앱을 실행시킨 후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의 계좌에서 가맹점의 계좌로 송금되는 방식이다. 대금은 결제 즉시 소비자의 계좌에서 인출되며 가맹점에는 다음날 거래은행의 계좌로 입금처리된다.
금정추는 은행권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모바일 직불서비스 앱 구축 등을 추진,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정추 관계자는 "은행권 뿐 아니라 계좌기반으로 현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와 서민금융기관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정추는 모바일 직불서비스의 사용저변 확대를 위해 은행권내 가맹점 계약을 공동으로 관리해 소비자와 가맹점이 서로 다른 은행과 거래를 하더라도 금정추의 직불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가맹점 간 서비스의 호환성 확보를 위해 관련 기술표준을 제정할 계획이다. 표준화 대상은 거래정보 인식과 처리를 위한 QR코드, 금융기관 거래 전문 형식 및 송·수신 방식, 1회용 코튼 등 보안기능 등이 거론된다.
금정추의 기술표준에 맞춰 은행권 공동의 모바일 직불서비스 앱을 개발하는 한편, 개별 은행의 자체 모바일 앱에 직불서비스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개발해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최근 정부(중소기업벤처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페이(제로페이)'도 유사한 방식의 모바일 지급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어 금정추가 마련 중인 QR결제 등 관련 기술표준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금정추는 다음달 중 산하에 모바일 직불서비스 실무그룹(WG)을 구성하고 프로그램 구현에 필요한 세부 기술사항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정추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널리 보급된 은행계좌(현금카드)를 이용한 직불서비스를 모바일 기반으로 제공함으로써 지급서비스의 선택폭을 넓혀 주는 한편, QR결제 도입 등 기술혁신을 통해 이용 편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와 가맹점이 어떤 은행이든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결제가 가능해지는 편리성은 물론, 스마트폰앱 등을 활용한 결제과정 간소화, 가맹점내 결제단말기 추가 설치비용 절감 등으로 결제 비용(수수료)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금정추 측 설명이다.
한편 금정추는 장애인의 자동화기기(CD/ATM)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을 위한 CD/ATM 표준 개정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CD/ATM 기종이 달라도 장애인들이 혼란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장 투입구, 키패드, 점자안내표시 등 물리적 요소의 위치를 통일하고 이어폰의 음량 조절 기능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