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테스트 중...KB손보 세브란스병원 대상 서비스 중
병원 보험사에 진료기록 직접 전송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해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앞으로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병원이 보험사로 의료정보를 직접 보내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는 보험고객이 병원으로부터 증빙서류를 받아 삼성화재 등 보험사에 온라인상으로 청구하면 심사 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앱에서 진료내역을 선택만 해도 바로 보험금이 청구, 지급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1일 서울보험개발원에서 보건복지부와 보험사, 병원, 핀테크 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시연·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실손의료보험은 국민 3300만명이 가입한 실생활과 밀접한 보험상품인데 병원에서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실손의료보험 청구분야에서 인슈테크의 활용은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일상적인 의료비를 보장하기 때문에 보험금청구가 빈번하게 이뤄지지만 금융소비자들이 진료비를 증빙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방문·우편·팩스·스캔 등의 방법으로 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또 보험사에서는 연간 2400만건의 청구서류를 수기로 심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 보험사 레모네이드(Lemonade)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보험금을 산정해 전체 청구의 25%를 3초 이내에 지급하는 시스템을 적용중이다.
중국의 중안보험은 제휴병원의 경우 모바일로 보험계약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이 휴대전화 앱을 활용해 본인의 최근 병원 진료 내역 중 보험금 청구내역을 선택하면 보험금 청구가 완료되는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참여 병원에 제한이 있고, 보험사들 역시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간편청구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현행 의료법상 병원은 진료기록을 보험사에 직접 전송할 수 없다.
금융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와 복지부, 보험개발원, 건보공단, 보험·의료전문가, 소비자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실손의료보험 정책 협의기구인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중심으로 간편 청구 확산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며 "참여 보험사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제도적인 개선 부분은 여러 이해당사자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