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에 '분배 전문가' 강신욱...'문책성 인사' 관측
통계청장에 '분배 전문가' 강신욱...'문책성 인사' 관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사진=연합뉴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선임됐다. 강 신임 통계청장은 국내 대표적 소득분배 전문가로 꼽힌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6개 차관급 인선을 단행했다. 차관급 인선을 단행한 것은 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건리 변호사를 임명한 뒤 4개월만이다.

강 신임 청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합류해 사회보장연구실장, 기초보장연구실장, 소득보장연구실장 등을 거쳤다.

그가 10여년간 연구한 분야는 소득불평등과 그 대응방안이다.

강 청장은 최근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소득분배의 현황과 정책대응' 토론회에서도 올해 1분기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프로그램이 다면적, 확정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1분기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하위 20 가구주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53.8%로 지난해 1분기(51.9%)보다 늘었다며 "1분위 대책에서는 노인가구 소득보장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 신임 청장의 임명은 청와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야권은 일제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 구미에 맞는 통계를 조작하기 위한 문책인사라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통계청장이 통상 2년 정도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3개월 만에 바뀐 점은 이례적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통계를 내놓게 하려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통계청이 사상 최대로 벌어진 '소득 양극화' 통계자료를 내놓았다가 정권에 밉보였다는 것. 올해 소득 조사를 할 때 표본이 확대되면서 소득하위 가구가 많이 포함됐고, 그 때문에 수치상 양극화가 크게 나와 그 책임을 통계청장에게 물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새로 임명된 강신욱 통계청장도 1분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계청 표본에 문제가 있었다고 자신이 내부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통상적인 인사로 문책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선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불충분한 설명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이 고려됐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상식적으로 국가기관인 통계청이 통계의 다양성이나 해석이라면 몰라도 임의로 통계 자체를 조작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인사는 '문책성 인사'의 성격이 짙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통계청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