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市의 '이상한'(?) 상수도 요금인상
대구市의 '이상한'(?) 상수도 요금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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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덜쓰는 데 돈은 더내라?..."적자해소위해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대구시가 서민들의 상수도 요금은 많이 올리면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부자들에게는 요금을 적게 올리는 '이상한' 요금정책을 추진, 시민들로 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대구시가 마련한 '상수도 요금 인상안'에 따르면 상수도 요금을 올 연말쯤 평균 15% 올리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전체 상수도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정용 상수도 요금 인상 폭이 평균 인상률을 웃도는 20%에 달한다는 점. 가정용 상수도 가운데 물 사용량이 적은 서민들에게는 요금을 대폭 올려받고, 상대적으로 수도 사용량이 많은 부자들에게는 인상폭을 줄인 셈이다.

인상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 달에 물 10톤을 쓰는 저소득층 가구는 현재 톤당 360원씩 3600원의 요금을 내지만, 앞으로는 460원으로 올라 4600원의 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무려 27.8% 나 오르게 되는 셈이다.
한 달에 22톤정도를 사용하는 중산층은 8200원에서 1만120원(23.4%)으로 오르고, 한 달에 40톤을 쓰면 1만9700원에서 2만1300원으로 8.1% 인상에 그치게 된다.
그런데, 대구시민 83%는 한 달에 20톤 이하의 물을 사용한다.
이에, 요금 인상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가 명료해진다.
뿐만이 아니다. 대구시는 상가 등 일반용 수도요금은 11.0%, 목욕탕용 10.4%, 공업용 9.8% 등 가정용이 아닌 상수도 요금은 인상 폭을 매우 낮게 책정했다.
 
이 요금 인상안은 지난 7일 이미 대구시 물가분과위원회를 통과했다.
9월쯤 시의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12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고 한다.

대구시는 상수도 적자가 한 해 290억원씩 쌓여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2005년 1월 요금을 9% 올린 뒤 2년6개월여 만에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인상안에 대해서는 상수도 중에서도 가정용에서 적자가 갈수록 쌓여 물 사용량의 83%를 차지하는 20톤 이하 사용가구에 요금을 집중적으로 올리게 됐다는 게 대구시측의 설명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져 한달 평균 인상분 1500원정도는 가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것은 왜일까?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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