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문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원인이다. 두 회사는 실적 반등을 위해 5G 시대를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또 지난해 1분기 3조8000억원, 2분기 2조7000억원, 3분기 2조2000억원으로 분기별 영업이익도 계속 하락했다.
2015년 이후 삼성전자 IM부문 분기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었던 2016년 3분기(1000억원) 이후 9분기만이다. 2016년 3분기를 제외하면 2012년 이래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10조2000억원대로 2017년(11조8000억원)은 물론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었던 2016년(10조8000억원)보다도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0.1%에 그쳐 2017년(11.1%)과 2016년(10.8%)보다 적었다.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7082억원, 영업손실 32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 2조410억원, 영업손실 1463억원을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또 전년동기 매출 3조655억원, 영업 손실 2131억원과 비교하면 더욱 큰 폭의 하락이다.
연간으로 보면 누적 적자가 7890억원으로 전년(7370억원)보다 심화했다.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MC 부문 지난해 누적 매출은 8조500억원으로, 2012년 이후 MC 부문 매출 10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이러한 실적 하락에 대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인한 판매량 하락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0만 대 줄었다.
이에 두 회사는 올해 5G 도입을 계기로 실적 반등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먼저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새로운 디자인과 신기술을 적용하고, 중저가폰도 라인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 갤럭시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S10, 폴더블폰·5G 지원 스마트폰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기술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앞서 같은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차별화된 디자인과 사양을 채택한 갤럭시S10의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5G·폴더블폰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능을 고도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완성도 높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스마트폰 사업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MWC에서 플래그십 모델 'G8 씽큐'와 5G 스마트폰 'V50 씽큐 5G'를 동시 공개한 뒤, 3월 말 선제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에 기반한 원가 효율화를 통해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지만, 미래 준비 관점에서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로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5G, 새로운 폼팩터 등을 앞세워 매출을 늘리고 수익구조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