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초기 단계 임상시험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크론병, 혈우병 같은 희귀질환 대상 임상시험도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임상시험 계획 승인 건수가 679건으로 직전 해인 2017년(658건) 대비 3.2%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전체 임상에서 제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4%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상업화 임상 비율이 높았다. 25.6%는 주로 학술 목적으로 수행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이다. 제약사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505건으로 2017년 대비 6.1%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초기 단계인 제1상 임상시험이 활발해졌다.
지난해 제1상 임상시험은 2017년(176건) 대비 19.9% 증가한 211건이 승인됐다. 제1상 임상시험 중에서 161건(76.3%)이 국내에서만 실시하는 임상이었고, 이 중에서도 39건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으로 확인됐다. 39건 중 37건은 국내 기업이 진행하고 있었다.
식약처는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확대는 초기 단계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높아진 국내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역량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효능군 별로는 항암제(247건), 내분비계(67건), 소화기계(54건), 심혈관계(49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항암제 임상시험은 전체 임상시험의 36.4%를 차지해 3년 연속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체 임상시험 승인 건수 대비 항암제 임상시험 비율은 2016년(32.2%)과 2017년(38.1%)에도 30%를 훌쩍 넘긴 바 있다.
항암제 중에서는 표적항암제가 111건(45.0%)으로 가장 많았고 면역항암제(92건, 37.2%)가 다음이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임상 중에서는 각각 70건과 11건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이었다.
소화기계 임상시험은 54건으로 직전 해 대비 24.4% 늘었다. 이는 희귀질환인 만성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치료제 임상시험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크론병 임상시험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7건에 불과했다가 지난해 15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대표 희귀질환인 혈우병에 대한 임상시험은 2017년에는 1건이었으나 지난해 6건이 승인받았다.
제약사별로는 국내 제약사에서는 종근당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한미약품(14건), 씨제이헬스케어(11건) 순이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한국노바티스(22건), 한국엠에스디(20건), 한국아스트라제네카(19건)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