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특수·지방은행보다 관리 강도 강화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내달 17일부터 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에도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가 도입된다. DSR 적용 대상은 내달 시행 이후 신규취급대출이며, 적용 범위와 소득‧부채 산정방식, 관리지표 유형 등은 은행권과 동일하게 설정된다.
30일 금융위원회는 전(全)금융권 DSR 관리의 일관성 확보와 규제차익 소지 차단 등을 위해 내달부터 2금융권에도 은행권과 동일한 DSR 관리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 도입방안’을 통해 2021년 말까지 평균 DSR이 상호금융 160%, 저축은행 90%, 보험 70%, 캐피탈사 90%, 카드사 60% 이내가 되도록 관리할 것을 각 업계에 요구했다.
DSR는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소득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7년 DSR 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 3월 은행권부터 순차적으로 시범운영을 개시해왔다. 특히, 시범운영에서 제2금융권 가계대출 DSR 산출한 결과 상호금융‧저축은행 DSR이 타업권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은 비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저축은행은 유가증권담보대출‧스탁론을 중심으로 DSR이 높게 산출됐다. 높은 DSR 산출 사유로는 △소득확인 없이 담보가치만을 토대로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 △농‧어업 종사차주 등의 소득증빙이 용이하지 않아 소득이 과소추정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금융위는 파악했다. 농어업인들은 농지 등을 담보로 상호금융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출하실적 등 자료를 통해 최대한 소득을 증명해야 한다.
올해 1분기 신규취급액 기준 제 2금융권 DSR 시범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상호금융업권은 가계대출의 평균DSR은 261.7%,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66.2%, 90% 초과대출 비중은 60.0%에 달했다. 당국은 대출유형중 취급 비중(55.7%)이 크고 평균DSR 수준(363.8%)도 가장 높은 비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전체 DSR이 높게 산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의 평균DSR은 111.5%,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42.1%, 90% 초과대출 비중은 33.1%를 기록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유가증권담보대출(스탁론 포함)의 DSR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권의 가계대출의 평균 DSR은 73.1%,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24.8%, 90% 초과대출 비중은 18.5%로 집계됐다. 대출 유형별로는 유가증권담보대출(스탁론 포함)과 비주택담보대출의 DSR이 높은 편이었다.
여전사의 가계대출의 평균DSR은 78.3%,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34.0%, 90% 초과대출 비중은 23.3%로 나타났다. 여전사별로는 캐피탈사의 DSR(105.7%)은 높고, 카드사의 DSR (66.2%)은 낮은 편으로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당국은 제2금융권 업권별로 대출취급 유형과 비중이 상이하고, 해당 업권을 이용하는 차주 특성에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DSR 관리강도는 업권별 현황, 차주 특성 등을 고려해 차등화하기로 했다.
특히, 여전업권인 카드와 캐피탈은 차주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 관리지표가 도입되고, 보험업권은 지방‧특수은행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관리기준을 설정했다. 평균DSR 기준으로 '카드사(60%) → 보험회사(70%) → 캐피탈사(90%) → 저축은행(90%) → 상호금융(160%)' 순으로 차등화했다.
상호금융업권은 현재 DSR의 절대적 수준이 높은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DSR의 하향안정화 유도한다. 시범운영 기간중 평균 DSR(261.7%) 수준을 감안해 2021년말까지 160% 이내로 관리하고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50%, DSR 90% 초과대출 비중은 45% 이내로 규제한다.
저축은행권은 시범운영 기간중 DSR 수준을 감안해 지방‧특수은행보다 소폭 완화된 수준으로 관리기준 설정했다. 평균 DSR은 2021년말까지 90% 이내로 관리하며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40%, DSR 90% 초과대출 비중은 30% 이내로 규제한다.
보험업권은 시범운영 기간중 DSR 수준을 감안해 지방‧특수은행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관리기준이 설정됐다. 평균 DSR은 2021년말까지 70% 이내로 관리하며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25%, DSR 90% 초과대출 비중은 20% 이내로 규제한다.
여전업권은 카드사-캐피탈사 간에 주력 대출상품이 상이한 점 등을 감안해 카드사와 캐피탈사로 구분하여 각각 관리지표가 설정됐다. 카드사의 경우 평균 DSR은 60%(2021년말까지),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25%, DSR 90% 초과대출 비중은 15% 이내로 관리하며, 캐피탈사는 평균 DSR은 90%(2021년말까지), DSR 70% 초과대출 비중은 45%, DSR 90% 초과대출 비중은 30% 이내로 규제할 방침이다.
또한 제2금융권 이용 농‧어업인 등의 비중이 높은 점, 신용정보회사 추정소득 활용이 빈번한 점 등을 감안해 DSR 소득‧부채 산정방식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예적금담보대출 DSR의 경우 현행 DSR 산정시 원금상환액과 이자상환액을 반영하고 있지만 DSR 산정시 이자상환액만 반영키로 했다. 보험계약대출 DSR도 현재 미반영중이지만 앞으로 보험계약대출을 받을 때에는 DSR을 산정하지 않되, 여타 대출의 DSR 산정시에는 이자상환액을 반영한다.
대부업대출 DSR도 마찬가지로 현재 미반영중이나 앞으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DSR을 산정하지 않되, 여타 업권에서 대출받을 때에는 DSR 산정에 포함하게 된다.
향후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차주의 금융이용 여건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DSR의 점진적인 하향안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한 금융업권별 DSR 시행 관련 설명회를 내달 4일까지 개최하고 제2금융권 업권별 여신심사 모범규준을 업권별 협회에서 내달 14일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이번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 도입으로 저소득·저신용자의 금융 이용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금융회사는 평균 DSR을 낮추기 위해 대출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제2금융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인 저신용자의 이용이 활발해 이들의 금융이용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관리지표 수준을 맞췄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 도입은 여신심사 모범규준 개정 일정, 전산시스템 준비 여건 등을 고려해 내달 17일부터 시행되며, 전산시스템 개선 등 시일이 걸리는 일부 개선사항(보험계약대출 이자상환액을 여타 대출 DSR 산정시 반영 등)은 올해 3분기까지 시행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