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증권회사의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하며 12년 만에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5146억원)와 비교해 183.8%(9456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동시에 지난 2007년 1분기(1조2907억원) 이후 12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당기순이익을 갈아치웠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 호조는 펀드 관련 기타자산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올 1분기 증권사의 기타자산손익은 1조478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48.9%(1조6758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펀드관련이익은 70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7369억원 손실이 났지만, 한 분기 만에 무려 1조4384억원 급증한 것이다. 대출·외화 관련 손익은 각각 6488억원, 128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9%, 380.3% 증가했다.
지난해 증권사 호실적을 견인했던 수수료수익은 2조242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15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중 수탁수수료가 8913억원으로 39.7%의 비중을 차지했다. 수탁수수료의 전체 수수료 수익 대비 비중은 2015년 57.9%에서 지속적으로 줄면서 40%대를 밑돌게 됐다. 이어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7633억원(34.0%),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2562억원(11.4%) 기타수수료 3315억원 (14.9%) 순이었다.
증권사의 자기매매 수익은 7288억원으로, 전 분기(1조2398억원)보다 41.2%(5110억원) 급감했다. 파생관련 손익이 적자(1조5925억원)를 낸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4955억원 손실에서 적자폭이 221.4% 확대된 것이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매도파생결한증권에 대한 평가손실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
다만 주가지수 상승으로 주식관련 이익은 2608억원 흑자 전환했다. 채권관련 이익도 금리 하락으로 1386억원 증가한 2조604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는 2조2090억원으로 전 분기와 견줘 7.8%(1594억원) 늘었다.
1분기 말 기준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472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7.6%(33조3000억원) 증가했 부채와 자기자본은 415조3000억원, 56조9000억원으로 각각 8.6%, 0.5% 증가했다. 초대형IB 발행어음은 7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8.3%(1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6%로 0.1%p 하락했다. 연환산으로는 10.3%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1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주식거래대금 감소 추세로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전 분기 수준에 그쳤지만, IB, 자산관리부문 등의 비중이 증가해 수익이 다각화됐다"며 "금리 하락 추세와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채권·주식 등 보유자산에 대한 운용수익이 개선돼 당기순이익 규모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1분기 선물회사 5곳의 당기순이익은 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4%(10억원) 증가했다. 자기매매이익 등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이에 선물사의 ROE도 0.2%p 상승한 1.9%를 기록했다.
1분기 말 선물사들의 자산총액은 3조5252억으로 전 분기 말보다 1조850억원(23.4%) 줄었다. 부채는 3조1441억원으로 25.8% 감소했고, 자본은 3812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전체 선물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57.5%로, 증권사 평균(531.7%)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팀장은 "향후 금리,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성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금융 현황도 상시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