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활성화된 저축은행이 주도권 쥐어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저축은행 해외 송금 업무가 허용되면서 웰컴저축은행이 스타트를 끊었다.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26곳에 이르지만 해외송금 업무에 참여한 곳은 웰컴이 유일해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웰컴저축은행은 글로벌 핀테크 업체 센트비와 제휴해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행키로 협의했다. 웰컴저축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웰컴디지털뱅크 모바일 앱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센트비가 서비스하고 있는 16개국에 365일 24시간 실시간 송금하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소액 해외송금 기업과 저축은행 간 처음으로 시행한 서비스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기획재정부가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해외송금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했으나,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페퍼·유진)가 아닌 웰컴이었다.
웰컴저축은행에 대한 업권의 평가는 '젊고 발빠르다'로 모아진다. 특히, 자체 모바일 플랫폼 부문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자산규모로는 업계 6위권이지만, 비대면 애플리케이션(웰뱅) 누적 다운로드 수가 약 50만건에 달한다. 저축은행 중앙회의 통합 앱이 약 10만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가 1만건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를 두고 있다.
이같은 모바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송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의도다. 국내 79곳의 저축은행 가운데 자체 모바일 앱을 구현하는 저축은행은 웰컴과 SBI 단 두곳 뿐이어서, 대형사일지라도 해외 송금을 시작하려면 모바일 앱부터 개발해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 송금의 경우 이미 시중은행과 핀테크업체 간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수의 저축은행이 수수료 출혈 경쟁을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송금 시장에는 시중 은행과 핀테크, 인터넷은행 등이 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1금융권에서 건당 4만원 안팎이던 해외송금 수수료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참전으로 현저히 낮아졌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송금 수수료는 5000만~1만원 수준이며, 케이뱅크는 송금액과 관계없이 4000원 정도다. 핀테크업체 '핀크'도 송금액과 상관없이 5000원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 수수료 수익이 가능한 구조라기 보다 시장 선점 및 확대 측면이 부각되는 이유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해외송금서비스 하나만 놓고 보면 단기 수익성은 전혀 없다"면서 "저축은행이 구상할 수 있는 해외송금서비스 사업은 해외 저축은행과 제휴해 양국 송금서비스를 하거나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 대상 자국 송금서비스 등이지만 인터넷은행·핀테크 업체까지 과열 경쟁으로 수수료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실익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자체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지점이 적은 탓에 고객들이 모바일 뱅킹 앱을 주로 이용해 송금한다면 인터넷은행과 큰 차이가 없어서다. 이에 따라 웰컴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 책정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지점이 많지 않아 굳이 직접 찾아가 송금을 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당국이 저축은행 신규 인가를 불허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웰컴의 해외 송금 시장 진출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