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I가 주는 교훈
KGI가 주는 교훈
  • 김성호
  • 승인 2003.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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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I증권의 노사문제가 아무런 타협안을 찾지 못한 채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영업지점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 반발로 시작된 KGI증권 노사문제는 노조의 회사 점거로 사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더니 급기야는 공권력이 투입돼 주요 노조간부들이 연행되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됐다.
그 동안 증권업종에서 영업지점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간의 갈등은 심심치 않게 벌어져 왔다.
더욱이 작년 말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침체돼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지점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문제는 비일비재 했으며, 대부분 노사간이 적당한 절충안을 찾아 해결되기 일수였다.
이런 잣대에서 본다는 이번 KGI증권의 노사문제도 지금쯤은 타협안을 찾았어야 하는 게 옳다.
그러나 타협안을 찾기는커녕 KGI증권의 노사간 대립은 더욱 극한을 치닫고 있으며, 회사 존립 여부를 놓고 각종 설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KGI증권 노사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그 동안 KGI증권 노사간의 곪았던 불신이 마침내 터진 결과로 보고 있다.
KGI증권 노사간의 불신은 알게 모르게 그 싹을 자를 수 없을 만큼 커져 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KGI증권 노사는 작년 초에도 인사권 및 경영권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벌인바 있다.
당시 마이클 창 사장을 중심으로 한 사측이 노조의 협상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했고 이에 대해 마이클 창 사장은 노조위원장이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상해 또는 분쟁을 야기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며 노조위원장을 인사위원회에 고발하는 등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후 이렇다 할 노사간에 관계개선 없이 오히려 경영 투명성 문제를 놓고 실랑이만 벌여 온 상태에서 또 다시 이번과 같은 사태를 맞다 보니 그 동안 쌓였던 노사간의 불신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문화적 차이 및 상이한 경영 스타일로 인해 노사간에 충돌할 수 있는 소지가 항상 잔재해 있다.
그러나 노사간의 합리적인 대화와 이로 인한 신뢰감만 쌓인다면 KGI증권과 같이 극한으로까지 가는 상황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번 KGI증권 노사간 갈등은 한 기업의 노사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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