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금→긴급생활금' 명칭 변경
소요재원 약10조···재정 건전성 부담
내주 3차 비상경제회의서 확정 발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창에 국내에서도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가 실행에 옮기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정부는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단일안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인데, 다음주 열릴 대통령 주재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안은 기준 중위소득(월 474만원 100%) 이하 1천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100만원씩(4인가구 기준) 지급하겟다는 것으로, 현금이 아닌 상품권이나 체크카드 같은 것을 주는 방식이다. 재난기본소득이란 용어 대신 긴급생활지원금이라고 부르자는 의견도 포함돼 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안은 2500만명의 국민에게 각각 30만~100만원을 지급하자는 것이 골자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 진작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 국민 절반인 2500만명 이상이 지원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소득자를 제외하고 중산층까지로 지원 범위를 넓히자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급 대상 선별 비용 등을 이유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청와대의 반대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정부안이 민주당안보다 지급 대상과 규모가 적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28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당정청은 주말인 28일, 29일 이틀간 회동을 갖고 지급 방식과 규모를 협의해 단일안을 만들어 다음 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 상정해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많은 의견이 나오는데, 국민에게 혼란이 없게 다음주 3차 비상경제회의 전까지 당정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주말까지 당정 간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총 가구 수가 약 2000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안의 수혜 계층인 중위소득 이하 가구 수는 1000만 가구가량이 된다. 정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방안은 민주당안과 큰 틀에서 일치한다. 청와대의 입장은 고소득층은 제외하고 중산층까지 지급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급대상에서는 민주당안에 기울어 있는 셈이다.
민주당안의 경우 지원 형태는 정부와 달리 현금 지급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상품권 형태와 세금 감면 등 여러 가지 방안을 함께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져 큰 변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논의의 핵심은 지원대상과 금액(규모)으로 압축된다.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4인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부안의 경우 소요재원은 6조~7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민주당안을 적용해 2500만명의 국민에게 각각 30만~100만원을 지급할 경우 소요재원은 1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결국 절충점은 양 측안의 중간쯤인 10조원 안팎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각종 재정건전성 지표의 악화다. 만약 당정청의 조율을 거쳐 10조원 안팎의 긴급재난지원금 방안이 결정된다고하더라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불가피하다. 특히 2차 추경도 1차 추경처럼 대부분 재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1차 추경을 편성할 때도 전체 11조7000억원 중 10조3000억원을 적자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미 2차 추경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기존 39.8%에서 41.2%로 높아졌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도 1.5%에서 2.1%로 상승했다. 각각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인 40%와 2%선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