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작업 속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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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M&A 심사 6주만에 인수 쾌속 승인
이스타, 7년간 자본잠식···단기간 회복 '우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기업결합 심사 6주 만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다. (사진=각 사)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기업결합 심사 6주 만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다.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 6주 만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쾌속 승인함에 따라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회생 불가한 회사'로 인정된 상황이기에 제주항공의 인수 작업이 완료돼야 유동성 공급을 받고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인수계약 완료)' 시점인 29일 예정대로 잔금을 지급하고 이스타항공 지분을 51.17% 취득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전날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회생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기업결합 제한 규정의 적용 예외를 인정해 제주항공의 인수를 승인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이스타항공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보다 기업 결합을 승인해 이스타항공의 자산이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는 편이 경쟁 촉진 관점에서도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기간이 120일이지만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6주 만에 쾌속 승인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달 2일 이스타항공의 주식 51.17%를 취득하는 계약을 맺은 뒤 같은 달 13일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해외 시장 중 경쟁 제한성 평가가 필요한 태국과 베트남 등 2곳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승인까지 마무리되면 제주항공은 산업은행 등 금융 당국이 지원하는 1500억∼2000억원을 토대로 잔금 납부 등 남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금까지는 인수 의향을 제시한 별개 회사였지만 이후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직접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고,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또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인수 후 시너지 등에 대한 우려는 업계 안팎에서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계는 -632억원으로, 2013년부터 7년간 매년자본잠식 상태였다. 특히 지난해 일본 보이콧 사태와, B737MAX 결함에 따른 운항 중단, 홍콩시위 등의 악재로 793억원의 적자를 냈다. 유형자산은 450억원에 불과해 항공기 리스료, 공항 이용료, 항공유 구입비, 임금 등 지난달 말 기준 1152억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액을 상환하기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지난달 말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300명 내외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국제선 노선의 운항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상 최악의 항공 업황 하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의 차입금 증가와 재무구조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항공 관계자는 "딜 클로징 시점인 29일에 맞춰 최대한 문제없이 인수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해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부채 등으로 시너지 기대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코로나19 등 외부요인으로 모든 항공사들이 힘든 상황이라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실체는 바뀐 게 없다"며 "당연히 인수 후 2분기나 3분기 등 빠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을 순 없겠지만 코로나19 사태도 잠식되고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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