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유가 급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752억원으로 전년 동기(3281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1분기 매출은 11조1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1조552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종전 최악의 기록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을 본 2014년 4분기 4217억원이었다.
재고 관련 손실과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재고 손실 규모는 9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석유사업에서 항공유, 휘발유 등 제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영향으로 1조6360억원의 적자를 냈다.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 2017년 2분기(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포함되면서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62년 회사가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이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지만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971억원 감소한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580억원 줄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페루 88‧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적자 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면서 초기 비용이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75억원 개선된 1049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면서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직면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