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1분기 부산·울산·경남지역(부·울·경) 제조업 생산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을 기록했다.
BNK금융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동남권 제조업 현황 진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제조업 생산은 1분기 중 조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3.3%)과 수출(-0.9%)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산업 생산 감소폭이 -12.3%로 가장 컸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내외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중국산 부품조달 차질, 현대차 생산라인 확진자 발생 등으로 가동률이 하락한 탓이다.
향후 내수는 국내 확진자 감소,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 재개, 신차출시 등의 효과로 미약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수출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수입 수요가 감소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일부 훼손되면서 부진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 산업은 1분기 중 수주가 글로벌 발주 급감, 친환경선 발주 지연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1% 감소한 3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그쳤으나 생산은 6분기 연속 증가(9.0%)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생산은 증가세가 지속되겠으나 수주 잔량 등을 고려할 때 증가폭은 축소될 전망이다. 수주의 경우 카타르발 프로젝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대형 조선사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정제 산업 생산은 소폭 증가(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이동 제한 등으로 항공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 급감하며 증가세를 제약했다.
석유화학 산업 생산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2.2% 감소했다. 향후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산업 생산은 수요 부진 및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 지속으로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0.2%), 기계(-2.7%), 금속(2.9%) 산업 생산은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전방산업 부진 및 글로벌 제조업황 침체 영향 등으로 감소하거나 미약한 증가에 그쳤다.
향후 조선 산업을 제외한 주요 전방산업 부진으로 내수 개선이 어렵고 수출도 과잉공급 지속, 설비 및 건설 투자 위축 등으로 감소하면서 업황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센터는 수출 부진에 따른 제조업 충격 심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지역 제조업체들이 비상경영체제를 마련하고 정부 및 지자체에서 맞춤형 지원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동남권 주요 수출대상국 및 수출품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 대응을 위한 미래전략 마련도 중요하다고 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면 제조업을 둘러싼 기존 생산, 유통, 수요 구조 등의 프로세스와 업계 판도에 대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국에 의존했던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전세계적인 제조업 리쇼어링에 대비해 국내 유턴기업 인센티브 마련 및 우호적 비즈니스 환경 구축 등에 힘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소비 패턴과 유통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혁신 및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제조업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2분기부터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 봉쇄 조치 등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지역 기업들이 수출 급감에 따른 충격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