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삼성전자 주주 수가 주식 액면분할을 한지 2년만에 5.65배로 증가했다. 하루 거래대금도 7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주당 가격이 250만원을 넘어가던 '황제주'였던 삼성전자가 이젠 명실상부한 '국민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동학개미운동'은 2년 전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결산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주주는 136만5천221명으로 집계됐다.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분기 말(24만1천513명)과 비교하면 약 5.65배로 증가한 것이다.
또 올해 1∼4월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2천551억원으로,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4월(7천158억원)과 비교해 75.34% 증가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주주수와 거래대금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액면분할 효과 때문이다. 액면분할로 투자 저변은 넓어졌고 주주도 대거 늘었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4일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하고 새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액면분할 직전 265만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3천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유는 1주당 265만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사기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주식을 쪼개 더 많은 이들에게 투자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반도체 업황 악화로 액면분할 후 주가는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에 바닥 탈출의 신호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다. D램(DRAM)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고,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초 6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 탓에 주가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종가 기준 6만2천400원(1월 20일)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23일 연저점인 4만2천500원까지 추락했다.
폭락장에서 개인들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누적 순매도액은 7조8천88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 8조7천8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외국인의 투매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 선을 지탱한 것은 개인의 힘이었고,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없었다면 '동학개미운동'도 불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8일 종가 기준 4만8천800원으로, 올해 저점 대비 14.82% 반등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