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완화적 정책기조를 확대하겠다고 11일 밝혔다.
한은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50%까지 총 0.75%p 인하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금융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정책 효과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통화신용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해 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연 0.50%)로 결정한 데 이어 기업의 신용증권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애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저신용등급을 포함한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립방안'을 마련했다.
단기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 비은행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채권시장 안정 등을 위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또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전액공급방식의 정례 RP매입'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한은이 시행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3월 중순 급등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전액공급방식 RP매입 등 이후 점차 안정됐다"며 "급등했던 기업어음(CP) 금리는 4월 초 하락, 5월에는 우량 등급 중심으로 순발행 전환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는 하반기부터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 속도, 반등 시기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주요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둔화되면서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코로나의 확산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같은 신흥국에서의 코로나 확산은 신흥국 경기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회복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에도 백신·치료제 개발 전까지는 감염병 확산 정도에 따라 경제활동의 재개와 위축이 반복되면서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더라도 민간의 해외여행 기피,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 급증한 실업에 따른 이력현상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향후 실물경제의 흐름이 코로나 확산의 전개 상황과 각국의 대응조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감염병 확산의 정도와 정책의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