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시즌 예상 외 선방···업종별 '양극화' 뚜렷
2분기 어닝시즌 예상 외 선방···업종별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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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열풍에 반도체·포털·바이오업종 '깜짝 실적'
석유·가스·자동차 등 경기민감주, 적자·급감 불가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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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에 부합·상회하는 실적을 내는 기업들의 등장이 속속 예고된다.  

특히 코로나19 환경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열풍 속 수혜를 입은 상장사의 존재감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와 무관한 곳은 여전히 암울한 전망이 유지되고 있어, 업종별 양극화가 뚜렷할 것이란 예상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53곳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3조1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조2300억원)과 비료해 23.3%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큰 폭의 감익이 나타날 것이란 당초 추정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이 2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어닝시즌 스타트를 끊은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큰 폭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전 분기, 전년 동기와 견줘 각각 25.6%, 22.7% 증가한 수준이자, 2018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최대치다.

증권가는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7조원대까지 올려잡았는데, 이보다도 훨씬 웃돈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셧다운 충격에도 크게 선방했는 평이다. 언택트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선전한 점이 호실적에 주효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9% 급증한 1조7197억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 국면에서 '언택트 3총사'로 떠오른 카카오와 네이버, 엔씨소프트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들을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수혜주'로 일컬으며 주목할 종목으로 꼽는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한 953억원으로 예상됐다.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역시 76%, 93%의 증가폭이 기대되고 있다. 1분기 코로나발(發) 사태에도 아랑곳 않고 호실적을 낸 이들은 2분기에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역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광고시장은 위축됐지만, 네이버는 스마트 채널과 쇼핑광고, 카카오는 톡보드와 톡딜 등 신규 상품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외에도 언택트 문화 확산 수혜가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게임 등 업종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 김 연구원은 "게임주인 넷마블과 컴투스, 그리고 언택트 동영상 수요 증가에 따른 아프리카TV에 대한 긍정적 의견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바이오업종 대장격인 셀트리온도 영업이익이 1504억원으로 80.34% 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흑자 전환(597억원)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에만 1조7000억여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CMO) 수주 실적을 쌓았다. 셀트리온은 기존 제품에 더해 신제품 효과가 부각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대형 바이오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바이오 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 수혜주로 떠오르고, 셀트리온은 신제품 효과로 올해 내내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최대 변수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경기 민감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여전히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석유·가스, 자동차, 화학 등 업종이 이에 해당하면서 업종별 양극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3951억원)와 에쓰오일(-1002억원), 제주항공(-846억원) 등은 이번 분기 적자폭이 확대되고, SK이노베이션과 만도, 현대제철 등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73%), 기아차(-80%), 한국가스공사(-87%), 포스코(-79%) 등 대형 기업도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실적 급감이 예상된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업 실적은 확실히 코로나19로 인한 수혜와 피해의 명암이 엇갈리는 분위기"라며 "국내 이익의 '상고하저 '라는 계절성 특성상 하반기 이익이 상반기를 초과했던 역사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하반기가 부담된다"고 진단했다.

조승빈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은 향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재개될지, 상향 전환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최근 코스피 이익수정비율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실적 하향 조정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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