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미국대선, 한국에 도움될 후보는?
[홍승희 칼럼] 미국대선, 한국에 도움될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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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로서는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나 정치분석가들이 민주당 바이든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선거란 막판까지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데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지지율에 앞섰던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트럼프가 당선된 사례도 있을 만큼 미국의 대선 구조가 우리와는 달라 단순한 지지율만으로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그런 미국 대선에 이제까지와 달리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는 더 많은 한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미국 대선결과에 관심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경우는 두 주자의 대 한반도 정책이 매우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서 한국인들로서는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정책은 참으로 변덕스럽다 싶긴 하지만 한국의 자주국방 차원에서는 나름 도움이 됐고 또 남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역대 미국 정부에 비해 한국에 좀 더 운신의 폭을 넓힐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군주둔비 분담금의 터무니없는 인상 요구로 한국인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반면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약이 많이 헐거워졌다.

사거리 제한은 아직 남아있지만 탄두중량 제한이 없어짐으로써 현무4와 같은 획기적인 무기 개발이 가능해졌고 전시작전통제권이 아직 완전히 넘어온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착실히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또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한미관계에 일본 끼워 넣기가 좀 덜어질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비해 바이든이 특별히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보다는 미국인의 상식에 더 맞을 것으로 보이는 바이든의 성향으로 볼 때 민주당 역대 정부가 가졌던 대한국 관점과 방식이 답습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트럼프식 톱다운 방식에 반대하며 실무진의 단계적 협상 방식으로의 환원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더 친 일본 성향을 갖고 있다. 일본의 시각으로 한국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워낙 돌출형 인간이어서 그렇지 사실 공화당 역시 이제까지는 일본의 눈으로 한국을 바라봐 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볼튼의 자서전에서도 보이듯 미국 정치인 다수는 아직 한국은 일본을 통해 컨트롤 가능한 국가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정치에 물들지 못한 트럼프의 시각은 한`미`일 관계에서 미국이 한국을 일본과 대등한 위치로 받아들이게 만들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정치판 주류들의 고정관념을 다 벗겨내기에 아직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격투기에서 아래에 깔려있던 한국이 되치기를 시전중인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이제까지의 한일관계를 보던 미국의 눈꺼풀을 벗길 시간이 더 필요하다.

트럼프는 또 느닷없이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얘길 해서 한국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 전체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이 한마디에 환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 중국 압박용으로 한국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여 한국 정부가 어떤 반응도 드러내 보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핵개발도 하기 전에 중국의 타겟이 될 위험을 감수할 일도 아니고 또 한국에 핵무장을 허용한다면 일본이나 대만 역시 제약에서 풀려날 것이니 더 이상 비대칭무기로서의 효용성도 떨어진다. 더욱이 평화헌법 개정을 애타게 원하는 일본 아베정권에게는 그보다 반가운 기회가 없을 것이라 한국 입장에서 매우 복잡한 계산을 해봐야 할 일이다.

그러니 다른 무기 개발과 달리 핵개발은 설사 한다 해도 생산을 마칠 때까지 극비리에 진행할 일이다. 마음 먹으면 단시간에 할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다지만 완성되기도 전에 전화에 휩싸일 위험이 초래될 수도 있으니까.

어떤 의미로든 트럼프는 ‘폭탄’이다. 그 폭탄이 내 손에서 누군가 다른 이의 손으로 옮겨질 때까지 조심하면 이기는 게임이 되지만 계산 잘못하면 내 손안에서 터질 수도 있는 그런 폭탄.대중 선전포고는 어쩌면 트럼프의 평소 어릿광대 같은 행태로 인해 미 대선용 이벤트 정도로 가볍게 보는 경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의 장기적 전략을 좀 파격적인 방식으로 트럼프가 활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나 한국의 자주국방을 향한 발걸음에는 트럼프 같은 쇼맨십을 가진 정치인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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