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경기(인천) 권진욱 기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를 생각하면 잘 농익은 와인이 떠오른다. 와인은 어느 나라의 품종에 따라 달콤하거나 농염한 풀바디를 안겨주며 마시는 순간 행복함을 가져다준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도 출시된 모델들에 따라 와인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1914년생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마세라티가 2020년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함께 만든 작품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을 마주하는 순간 '비온디 산티(BIONDI-SANTI)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 와인이 생각이 났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1932년 '브루넬로 와인의 창시자'로 공식 인증받는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1980년에는 BDM이 이탈리아 와인 최고등급인 DOCG를 최초로 받았다.
비온티 산티가 이탈리아 와인 대표 와인이듯이 마세라티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매우 럭셔리하고 소장가치가 높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르반떼 S 그란스포트 펠레테스타 에디션은 마세라티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손을 거친 한정판 에디션으로 예술적 특별함으로 바라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르반떼는 '지중해 바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마세라티 최초의 럭셔리 SUV모델로 2016년 최초로 소개됐다.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의 실내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가죽 원단으로 꾸며졌고 기어봉 앞쪽에 새겨진 에르메네질도 제냐 펠라테스타 레터링은 마치 와인병의 라벨의 느낌을 받았다. 존재감을 각인시켜줬다.
앞 뒤 무게배분을 50:50으로 어떤 SUV보다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적이고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뽑아낼 수 있었다. 르반떼는 마세라티가 내세우는 그랜드 투어링의 전통은 주행속도나 거리, 다른 어떤 요인들도 드라이빙의 편안함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뚜렷한 가치관을 지켜낸 모델이다.
르반떼는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제작된 최고출력 430hp, 최대토크 59.2kg.m의 2979cc V6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은 제로백 5.2초, 최고속도 264km/h로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여주는 마세라티 최초의 SUV다.
이번 시승차는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이었다. 2013년 마세라티와 협업을 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함께해 특별함을 더했다. 현재 마세라티 모델 중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을 한 모델은 올 뉴 콰트로포르테 제냐 리미티드 에디션과 르반떼 S Q4 그란스포트 펠레테스타 에디션 단 2 종류 뿐이다.
인테리어 디자인 소재의 이름을 딴 '펠레테스타(Pelletessuta)'는 잘 짜인 가죽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만이 자랑하는 정교하게 직조된 내장 가죽 시트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그란스포트 트림에 적용되는 스포츠 시트를 기반으로 등받이와 아래 부분을 직조 패턴으로 마감하여 기존 그란 루쏘 트림에 들어가던 제냐 실크와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더해줬다.
최고급 경량 나파가죽과 더불어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손길이 더해져 높은 품질과 마감을 자랑하는 소재들은 마세라티의 가치와 더불어 만족도를 더욱 높여준다. 그리고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온 마세라티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이번 특별 에디션에서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우수한 최고급 펠레테스타 소재의 마감은 럭셔리 인테리어의 진수를 선보여 마세라티의 가치와 더불어 희소성과 소장가치를 높였다.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의 경우 한정판의 의미를 높여주는 요소들이 많이 적용됐다. 고급스러운 브론즈 색상이 3중으로 코팅된 외관과 시크한 블랙 컬러의 제냐 펠레테스타 스포츠 시트와 최상급 라디카 우드 트림, 그리고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와 짝을 이루는 21” 고광택 헬리오(Helios) 림을 장착했다.
전장 5020mm, 전폭 1980mm, 전고 1700mm,축거 3004mm 르반떼의 측면은 루프에서부터 c필러까지 부드럽게 내려오며 스포츠 쿠페스러운 라인은 다이내믹하면서도 우아함을 갖췄다. 여기에 파노라마선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줬다.
뒷자리 공간은 고급스러운 가죽 덕분에 편안한 소파에 앉아있는 느낌을 줘 착좌감이 뛰어났고 공간도 답답할 만큼 부족하지 않았다. 1~2열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넉넉했다.
액셀을 밟자 르반떼 SQ4는 4개의 머플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세라티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폭발적인 파워는 거침이 없었다. 마치 사냥감을 쫓아 전력 질주하는 맹수가 연상됐다.
2개의 저관성 터보차저를 수평 대향으로 장착한 르반떼는 실제 터보 작동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터보 랙 현상을 없애 탄성과 빠른 가속 응답성은 어느 스포츠카만큼이나 매 순간 짜릿함을 안겨줬다.
SUV임에도 노멀 모드에서의 부드러운 주행감과 꽤 정숙한 실내 공간은 도심의 주행에 적합했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크지 않았다.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I.C.E 모드를 높으면 된다. 고속 항속 주행에서 더욱 높은 효율을 보여준다. I.C.E 모드는 차량 반응을 부드럽게 하고 연료효율을 높인 모드다.
시승 도중 갑자기 나타나는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출렁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50:50의 무게 배분은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핸들링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은 거친 길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과 핸들링을 제공했다.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이 후륜에는 멀티 링크 타입이 탑재됐다.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에는 주행 편의 및 안전사양인 오토 스타트 앤드 스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이번 장거리 시승에서 자동 긴급 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장치는 안정적인 주행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은 딱 20대만 한정 판매된다. 정교하게 직조된 고급스러운 가죽 시트는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의 판매 가격은 르반떼 S 1억 9200만 원, 콰트로포르테 S Q4 2억 14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