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8개월 만에 1150원대 급락···1120원선 추락 전망도
환율 8개월 만에 1150원대 급락···1120원선 추락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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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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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8개월만에 1150원대로 떨어졌다(원화 강세). 경제지표 호조와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 이슈가 겹치면서 중국 위안화가 급등, 프록시 통화(대리 통화)인 원화 강세에 힘이 붙은 것이다. 일주일 만에 1160원선이 붕괴하면서 금융투자업계 일부에서는 1120원대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3원 내린 1158.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15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월20일(1158.1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전장 대비 3.7원 오른 달러당 1164.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내내 상승세였다가 오후 2시께 본격적으로 하락 전환했다. 

지난 한 주(14~18일) 간 원·달러 환율은 23.2원 급락했다. 5월 중순 이후 달러지수가 8% 넘게 하락했는데도 원화가 이를 반영하지 못했던 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스탠스 유지를 재차 확인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달러 약세 기조가 유지됐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2~3월은 코로나19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에 빠뜨렸던 시기였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원화 및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더 심했다"며 "그렇게 벌어졌던 간극이 9월 현재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라고 말했다.  

원화가 위안화 급등과 연동한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8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77위안으로 201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6.75에 접근했다.(위안화 강세)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로 인식하면서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경기의 상대적 우위가 위안화 강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고, 지난주 발표된 8월 동행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요국 대비 양호한 경기 모멘텀이 재차 주목받았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주 발표한 9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금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해 주요국 중 가장 큰 폭(4.4%p)으로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교역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기 개선이 진행되면, 이는 중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 확대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수출 경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전반적인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 경기의 지속적인 개선을 전망한다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쪽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가지수 제공업체 FTSE 러셀이 연례 리뷰에서 중국 국채를 글로벌 국채 지수(WGBI)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으로 20개월에 걸쳐 월 평균 7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최근 위안화의 강세를 촉발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안 연구원은 "별다른 트리거가 없다면 원·달러 환율이 현재의 모멘텀을 받아 더 내려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을 단순 비교할 때 산술적으로 1120원대까지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안 연구원은 "그 숫자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부연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는 신흥국 모멘텀을 등에 업고 진행 중이지만 달러화 자체가 레벨을 더 낮춘다고 보긴 어렵고,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미국의 달러화는 한국의 원화보다 더 높게 평가된다는 게 주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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